11일 오후(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단독회담을 가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에 대해 "지금은 적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발언 뒤 ‘단독회담에서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 등 대북 지원 문제를 논의할 것이냐’는 기자들 물음에 "적절한 시기가 되면 지원할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적기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적기가 되면 북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대로 합의가 이뤄지면, 북한이 핵을 폐기하면, 이러한 지원을 할 수 있다"며 "일본, 미국, 중국, 러시아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 트럼프 대통령, 문재인과 추가 논의 없을 듯... ●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제재 해제 문제를 논의할 것인가, 비핵화 때까지 제재를 유지할 것인가’란 물음에 "계속해서 대북 제재는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사실상 논의할 가치가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그는 "제재를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이행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고려하지 않는다"며 "현 수준의 제재는 적정한 수준의 제재라고 생각한다.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몰딜이 있을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여러 스몰딜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현 시점에서는 빅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빅딜이란 핵 무기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몰딜이란 북한이 ‘영변 핵시설+α 폐기’ 조치를 하면 미국이 그에 상응하는 제재 완화 조치를 하는 것을 말한다. 빅딜이란 완전한 비핵화 개념과 로드맵에 북한이 동의하면 제재를 완화하는 일괄 타결을 말한다. 현재로선 일괄 타결식 빅딜 방침에 변함이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 시각), 한국 정부가 5·24 조치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의 승인 없이는 대북 제재를 해제하지 않을 것"이란 견해를 밝혔다. 

5·24 조치는 2010년 3월 26일 북한의 천안함 폭침 도발에 대응해 우리 정부가 취한 대북 제재로, 남북 교역과 대북 신규 투자 금지, 대북 지원 사업의 원칙적 보류 등이 주요 내용이다.

앞서 강경화 외교장관은 10일(한국 시각) 국회에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5·24 조치를 해제할 용의가 있나’라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질문에 "관계 부처와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정부가 5·24 조치 해제를 검토 중이란 의미의 강 장관 발언에 야권에선 즉시 비판이 쏟아졌다. 주무 부처가 아닌 외교부 장관의 발언으로 부적절하다는 질타에 강 장관은 "범정부 차원에서 검토한다는 말은 아니었다"며 사과한  바 있다.

이후 백악관에서 취재진은 ‘한국이 독자 대북 제재의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한국)은 우리의 승인 없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와 대화를 했나’라는 추가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며 "그들은 우리의 승인 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미 국무부는 한국 정부의 5·24 조치 해제 검토에 대한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제재 완화는 비핵화 후에 이뤄질 것이란 점을 매우 분명히 해왔다"는 입장을 밝혔다.


25일(현지시각),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3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도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비핵화가 완성될 때까지 제재는 유지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의 망령을 새로운 평화의 추구로 대체하기 위해 북한과 대화하고 있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김정은과의 첫 정상회담 이후) 우리는 얼마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몇 가지 고무적인 조치들을 봤다"며 "핵실험은 중단됐고, 일부 군사시설도 해체되고 있고, 우리 억류자들이 풀려났고, 영웅들의 유해가 집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용기와 조치들에 감사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가 완성될 때까지 제재는 유지할 것"이라며 제재를 쉽게 풀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김정은과 북한, 세계를 위해 좋은 일을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또 "언론에서 이해하는 것보다 북한과의 관계에서 훨씬 더 큰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여러분이 아는 이상으로 북한과 훨씬 잘 지낸다"며 "김정은과 많은 개인적인 서신 왕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중단, 장기 억류 미국인 석방, 6·25전쟁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 등을 언급한 뒤 "가까운 미래에 더 많은 것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항상 미국의 이익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며 "우리 노동자들이 희생당하고, 우리 기업들이 속임수를 당하는 걸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11일(현지 시각),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 기자인 밥 우드워드가 집필한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수차례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미 FTA 관련해 비판적으로 몰아쳤다고 적었다.


- 트럼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호통?', 하찮게 여기기도...

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19일 문 대통령과 나눈 통화에서 "180일 안에 FTA를 폐기하는 서한을 보내고 무역 관계를 파기하고 싶다. 당신들은 우리에게 (돈을) 뜯어내고 있다"고 했다. 또 사드에 관해서도 "당신들은 사드 시스템에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우리가 왜 사드를 거기 갖다 놓아야 하느냐"고 언성을 높였다고도 적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무역과 안보는 얽혀 있는 것이다. 경제적 관계에 일부 오해가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은 서로 이해에 도달하기를 원한다"고 했다. 우드워드는 이 언쟁을 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와 한국, 문 대통령을 하찮게 여겼다(belittled)고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사드 철수를 주장하는 트럼프를 달래기 위해 "우리가 (사드 배치) 땅을 99년간 무상으로 임차했고, 좋은 거래였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도를 본 뒤 "쓸모없는 땅"이라며 "이런 망할, 당장 미국으로 빼"라고 했다는 내용도 나왔다.

작년 7월 펜타곤에서 열린 회의에서도 트럼프는 "그딴 것(주한 미군) 필요 없다. 없어도 아기처럼 잠만 잘 잘 것"이라며 "주한 미군이 왜 거기 있는지 모르겠다. 다 집으로 데려오라"고 했다고 한다.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과 맥매스터 전 보좌관, 렉스 틸러슨 당시 국무장관 등은 '대통령이 중국·러시아·이란·시리아·북한보다 한국에 대해 더 노여움을 표현한 건 이해할 수 없다'는 농담을 주고받았다고 우드워드는 적었다.


- 맥매스터 '선제 공격', 그레이엄 "김정은 죽이고...

우드워드는 맥매스터 전 보좌관이 작년 7월 "만약 북한을 공격할 것이라면 핵과 미사일이 더 고도화되기 전에 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맥매스터가 대북 선제공격에 부정적인 사람들에게 "로스앤젤레스에 버섯구름이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싶으냐"고 말했다고 했다.

또 대북 강경파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지난해 9월 백악관에서 존 켈리 비서실장과 맥매스터 전 보좌관에게 "중국이 그(김정은)를 죽이고 중국이 조종할 수 있는 북한 장성으로 교체하도록 해야 한다"는 '극적 제안'을 했다고도 했다.

우드워드의 책은 벌써 7쇄 주문에 들어갔고, 단숨에 아마존 베스트셀러 순위 1위에 올랐다.


5일, 조시 로긴 칼럼니스트는 워싱턴포스트(WP) 기고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매티스 장관의 교체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후임자는 은퇴한 4성 장군인 잭 킨을 유력하게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로긴은 백악관이 우드워드의 신간 전부터 매티스의 후임자를 적극적으로 물색해 왔다고 전했다. 앞서 언론인 밥 우드워드의 신간에 따르면 매티스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10~11세에 해당하는 '5~6학년'의 이해력을 가졌다"고 한 발언이 폭로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가장 유력한 후임자인 잭 킨은 1943년 생으로 베트남전 참전용사 출신이며 공산주의에 대해선 치를 떠는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리고 육군 4성 장군으로 전역했으며 현재 전쟁연구소(ISW)의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킨은 폭스뉴스 등에 국방 관련 논평가로 자주 출연하고 해오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현 국방장관이 임명되기 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장관직을 제안 받았지만 거절하고 매티스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킨은 행정부 전반에 걸쳐 강한 유대관계를 갖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TV 속 모습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관계자도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존경하는 사람을 기용하길 원하고, 바로 그 사람이 킨"이라며 "킨이 국방장관이 된다면 트럼프 행정부가 효율적으로 돌아갈 것이다. 킨은 다른 장관들과도 잘 지낼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진행된 ISW 회의에 참석한 킨 전 이사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 안보 전략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미국 안보는 수십 년 동안 그 어느 때보다 더 큰 위험에 처해있다"며 "세계적 영향력과 국가 안보의 근간이었던 미국의 군사적 우위는 위험 수준으로 약화됐다"고 말했다. 

이밖에 또다른 후보군으로는 톰 코튼·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 데이비드 맥코믹 전 재무차관, 짐 탤런트 전 상원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현직 상원의원을 장관으로 앉히는 것이 부담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그레이엄의 경우 내각 입성에 뜻이 없다는 의사를 거듭 밝혀왔다. 맥코믹의 경우 2016년 말에도 국방장관 후보로 거론됐었다.

한편, 지난 5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잭킨 이사장은 "중국과 북한 심지어 남한까지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장난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을텐데 그들은 지난 몇주동안 장난치려고 했다"며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고한 바 있다.

25일(현지시간), 뱩악관에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싸구려 정치적 쇼를 바라지 않는다"면서 "오래 지속되고 실질적인 대북 해법을 원한다"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북한이 여기 동의한다면 미국은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과 만남을 갖기 원하지만 그저 만남 자체만을 바라는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어 "북한이 그럴 준비가 돼 있다면 미국도 대화할 준비가 분명히 돼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시사한 것처럼, 미-북 정상회담이 6월12일 열린다면 미국은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샌더스 대변인은 "미국은 이런 상황이든 정반대의 상황이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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