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청담 우리들병원이 2012년 9월 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1400억원의 대출 건과 관련해 '어떻게 담보가치(우리들병원 부동산감정가액 973억원)보다 대출액수가 훨씬 많을 수 있는지'와 '문재인 정부 들어서 청와대 민정수석실도 이 사건과 관련한 경찰 수사를 인지했으나, 경찰수사는 윗선(?) 지시로 무마됐다는 주장' 등 여러 의혹이 일고 있다고 주간조선은 전했다.
해당 대출은 이명박 정권 말기인 2012년 9월 이뤄졌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유는 대출을 받은 우리들병원 오너가 현 정권 실세들과 가까운데다가, 대출에 간접적으로 관여한 인사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에 몸을 담았다가 현 정부 출범 후 요직에 등용됐기 때문이다.
현 우리들병원 소유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치의로도 알려진 이상호 회장이며, 해당 대출은 이 회장의 전처 김수경 우리들리조트 회장이 연루된 소송과도 얽혀 있다. 2012년 5월 이 회장과 이혼한 김수경 회장은 대표적 친문(親文) 인사로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 탁현민 전 청와대 행정관 등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과도 매우 가까운 사이다.
● 어떻게 거액 대출이 이뤄졌나? ●
이상호 우리들병원 회장은 2012년 3월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했다가 한 달 만에 이를 취하했다. 당시 이 회장과 우리들병원은 신한은행을 포함한 은행권에 1000억원에 달하는 채무가 있었고 재정압박에 시달렸다. 이 회장은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빚을 상환하기 위해 여러 은행의 문을 두드렸으나 여의치 않았다.
당시 이 회장에게 대출을 해주겠다고 나선 곳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었다. 산업은행은 대출 조건으로 몇 가지를 내걸었다. 이 회장이 부인 김수경 우리들리조트 회장이 하던 고급레스토랑 사업에 연대보증인으로 이름을 올린 것에서 빠지라는 것도 그중 하나였다. 이 시기 이 회장은 김 회장과 이혼 소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김수경 회장이 하던 고급레스토랑 사업은 김 회장 지인 A씨가 청담동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이 회장 부부가 연대보증을 서서 진행됐다. 총 259억원의 대출이 신한은행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이상호 회장이 산업은행 대출을 받기 위해 연대보증인에서 빠지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A씨가 이 건과 관련해 신한은행에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당시 이 회장이 연대보증인에서 빠지기 위해서는 A씨의 동의가 필요했다. 신한은행 측은 당시 부실채권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던 이 회장의 채무를 정리하기 위해선 이 회장이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했고, A씨의 동의를 받아야 했다. 이에 신한은행이 A씨와 이 회장 사이에서 연대보증관련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문서위조 등을 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결국 신한은행 측 인사들이 기소되어 재판까지 벌어졌고, 공판에 이 회장과 김 회장 등은 증인으로 출석했다. 주간조선이 입수한 공판조서에 의하면 2016년 6월 10일 서울중앙지법에 이 회장은 자신의 재정 상태에 대해 증언한 내용들이 몇 군데에 언급되어 있다.(이는 우리들병원이 대출이 불가능한 이유의 반증이 된다.)
검사: 증인은 2012년 3월 22일경 개인회생신청을 하였다가 2012년 4월 24일 회생신청을 취하하였는데, 개인회생신청 및 취하 이유는 이 사건(연대보증건) 채무와 관련이 있는가요?
이상호 회장: 이것보다도 다른 채무가 훨씬 많았습니다. 증인의 채무가 800억원인지 1000억원인지 정확하지 않습니다. 관련건(연대보증)은 큰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이것은 연대보증에 불과한 것이고 회생신청은 증인의 은행채무가 800억원인지, 1000억원인지 불확실한데, 그 사이이고, 그 다음에 증인이 김수경 회사 쪽으로 주어야 할 돈이 220억원 정도 되어서 총 1000억원 정도를 은행에 일시반환을 해줘야 하는데 반환이 불가능한 상태였지요. 그래서 회생신청을 했지요.
(공판조서 1쪽)
검사: 손해 보는 약정(연대보증인에서 빠지는 조건으로 신한은행 측과 합의한 약정 내용이 있음)을 한 이유는 연대보증인에서 빠지기 위해서인가요?
이상호 회장: 그렇지요. 연대보증인에서 빠져야 산업은행에서 대출을 해준다고 했습니다. 연대보증인에서 빠진후에 산업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서 그 빚을 전부 다 갚고 회생했습니다.
(공판조서 8쪽)
검사: 당시 은행에서 증인 명의로 돈을 못 빌리는 상황이었는가요?
이상호 회장: 회생신청이 되어 있었습니다.
검사: 회생신청은 아까 변호인이 말한 것처럼 취하하지 않았는가요?
이상호 회장: 취하했지만 회생신청한기록 때문에 대출을 잘 안 해줍니다.
(공판조서 16쪽)
결과적으로 이 회장은 A씨와의 연대보증 계약을 해지하면서 산업은행이 제시한 조건을 충족했다. 우리들병원은 이 회장이 연대보증인에서 빠진 뒤 불과 몇 개월 뒤인 2012년 9월 산업은행과 산은캐피탈에서 각각 1100억원과 300억원 등 총 1400억원을 대출받았다. 여기에 이상호 회장 개인 명의로도 추가대출이 이뤄졌다. 산업은행 측은 우리들병원의 장래매출채권과 우리들병원 청담동 토지와 건물 등을 담보로 잡고 여기에 이상호 회장 개인을 연대보증인으로 내세워 대출을 실행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측은 주간조선에 "2012년 9월에 대출 승인이 났고 대출안전성을 위해서 부동산 신탁을 했고 이상호를 연대보증인으로 세웠다"며 "이상호 회장 개인의 대출도 있는데, 금액은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개인으로 치면 좀 많은 금액인 거 같은데 전혀 크지 않은 금액"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들병원 측 역시 "대출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으며 오히려 산업은행이 너무 높은 금리를 제시해서 우리가 피해를 보는 측면이 있다"며 "대출 상환도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산업은행 측에 금리인하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우리들병원 측은 그 근거로 자신들이 2018년 2월 산업은행 측에 보낸 금리인하 요구 공문을 기자에게 전해왔다.
하지만 이상호 회장 개인이 회생신청 경력이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거액의 대출을 위한 연대보증이 가능했는지, 또 담보가치(우리들병원 부동산감정가액 973억원)보다 대출액수가 훨씬 많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다. 주간조선이 접촉한 복수의 산업은행 전직 직원들은 이와 관련해 "담당자 개인이 판단할 몫이지만 상식적인 대출로 보이지 않는다"는 공통된 답변을 했다.
● 경찰 수사에 외압 있었나? ●
이 대출 건과 관련해 불거지는 또 다른 의혹 중 하나는 청와대와 경찰이 이 건을 사전에 인지했는지 여부다. 잘 알려졌다시피 이상호 회장과 김수경 회장은 대표적 친여 인사들로 불리는 데다, 김 회장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초 발간된 문재인 대통령의 두 번째 저서 '문재인의 운명'의 감수를 맡을 정도로 가까운 인물이다. 따라서 두 사람 관련된 구설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민정비서관에게도 보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정비서관실은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비리를 담당하고 있다. 산업은행과 우리들병원은 당시 대출 과정에도 문제가 없었고, 현재까지 상환이 꾸준히 이뤄졌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부실대출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상환이 정상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몇 년간 의혹 자체가 부각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문재인 정부 들어서 산업은행 대출 과정이 수면 위로 떠오른 터닝포인트가 생겼다.
앞서 A씨가 신한은행 관계자들을 사문서위조와 사금융알선 등으로 고소한 사건은 결국 2017년 법원에서 사금융알선 등만 유죄로 인정이 됐다. 반면 신한은행 관계자들이 이 회장을 연대보증인에서 빼기 위해 문서 등을 위조한 것은 무죄 선고가 났다. 그런데 당시 법원에 신한은행 측이 제출한 문서들이 위조된 것이라는 사실을 A씨 측 변호인이 밝혀냈다. 변호인 측은 이 부분에 대한 수사가 다시 필요하다는 생각에 경찰 측에 제보했고, 경찰도 변호인의 주장이 근거가 있다고 판단해 다시 수사에 들어갔다.
그리고 법원에 제출된 증거가 조작됐다는 의혹에 대해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산업은행 대출 의혹까지 함께 불거진 것이다. 이 건에 대한 경찰 수사는 2017년 하반기 서초경찰에서 시작됐다. 검찰에 송치된 경찰 측 자료를 보면 관련자들의 진술에서 하나같이 산업은행 대출건이 언급되고 있다. 당시 수사에서 우리들병원 전직 재무이사 및 김수경 회장 등이 참고인 자격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모두 '우리들병원이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우리들병원 전 재무이사 B씨의 경찰 조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 언급되어 있다.
수사관: 이렇게 큰 금액을 대출받으려면 로비가 필요하지 않은가요?
B씨: 산업은행이 일반 은행이 아니고 공무원이기 때문에 더 쉽게 일이 처리됐으며, 당시 병원 측에 산업은행 직원을 알고 있던 사람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대출 관련해서 저희가 처리했다.
B씨는 경찰 측에 "당시 이 회장의 신용 상태로는 10억원도 대출받기 어렵다"는 진술도 했다. 이 회장의 전처 김 회장 역시 신한은행 관련 경찰 조사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로비를 했는지 모르지만, 직원들에게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서초경찰서 측은 산업은행 대출건을 인지사건으로 전환해 수사하려 했으나, 윗선의 반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대출건과 관련한 제보는 경찰청 범죄정보과에도 들어갔다. 이 사건을 경찰청 본청에 넘긴 인사는 퇴직한 서초경찰서 간부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청 범죄정보과 직원 역시 우리들병원 전 재무이사 B씨를 만나 자세하게 이야기를 들은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경찰청도 정식수사로 전환하지 않았다. 경찰이 자체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경찰청 범죄정보과에서 일했던 한 인사는 "첩보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사건 관련 인사를 직접 만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며 "첩보나 내사는 보안이 생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런 경우 사실상 내사 단계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간조선 취재 결과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민정비서관실에서도 이 사건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민정비서관실은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 비리를 전담하는 조직이다. 당시 사건을 보고받았던 민정비서관실의 직원은 경찰 소속이었는데 지난해 8월 인사에서 경찰청 핵심 보직으로 영전했다. 그는 산업은행 대출건 및 A씨 관련 사건을 계속해서 체크해 왔던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 김앤장과 거액의 자문료 의혹 ●
이 사건과 관련해 제기되는 의혹 중 하나는 대출 과정에서 우리들병원의 법률자문을 했던 김앤장이 받은 수수료다. 로펌이 대출 관련 법률자문을 할 때 법적으로 수수료가 정해져 있지 않지만 통상적으로 전체 대출금액의 1~3%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들병원 측이 김앤장 측에 지급한 수수료는 이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보인다. 우리들병원 전 재무이사가 경찰에 진술한 금액은 60억원이고, 이 회장의 전처인 김수경 회장이 사석에서 언급한 금액은 이보다 훨씬 많다. 정확하게 얼마를 자문료로 지급했는지 알 수 없지만, 전 재무이사가 경찰 진술에서 언급된 금액만으로도 상식을 뛰어넘는 액수다. 산업은행이나 우리들병원 주장처럼 정상적인 대출이었다면 이같은 거액의 법률자문료를 지급하는 것 역시 납득이 어려운 부분이다.
이에 대해 우리들병원 현 재무 관계자는 "우리들병원이 김앤장 측에 준 돈은 없으며 산업은행이 김앤장 측에 1억원 정도를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출을 필요로 한 쪽이 아니라 대출 실행 주체가 법률자문료까지 지급했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주간조선이 국회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실을 통해 산업은행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유동화증권대출 관련 법무법인과 체결한 용역현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은행이 김앤장 측에 돈을 줬다"는 우리들병원 측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의미다. 산업은행도 심 의원실에 "법무법인과의 계약체결 당사자는 대출을 위해 우리들병원이 만든 SPC(특수목적법인) 또는 실질 차주로서 당행은 계약주체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자신들이 계약주체가 아니기 때문에 김앤장에 돈을 줄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 김앤장의 역할은 우리들병원의 법률자문뿐만이 아니었다. 사건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신한은행 청담동지점의 사문서위조 및 사금융알선행위와 관련해 피의자들의 변호를 맡았던 것도 김앤장이었다. 즉 김앤장이 우리들병원 이상호 회장-신한은행-산업은행이 연결된 대출건에 모두 관여되어 있는 셈이다.
게다가 신한은행 측 변호를 맡은 변호사는 노무현 정권 당시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고, 이후 문재인 캠프에서도 일했던 인물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후 정권 핵심 요직에 등용됐으며, 차기 청와대 참모진으로 거론되고 있다. 당시 사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 인사는 "이미 사전에 이상호 회장 측이 산업은행과 얘기가 끝난 상황에서 개인회생을 취하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대출건에 대한 최초의 경찰 수사 보고를 받고, 이를 경찰청 범죄정보과에 넘겼던 서초경찰서 중간간부는 퇴직 후 김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를 김앤장으로 끌어들인 인물은 서초경찰서장 출신의 김앤장 변호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앤장으로 자리를 옮긴 서초서 중간간부 출신 인사는 경찰의 사건 재수사가 이뤄지자 경찰 쪽에 연락해 꾸준히 사건 진행 상황을 파악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 사건의 발단? 김수경 동업자 A씨 고소로 인해... ■
우리들병원 이상호 원장이 산업은행으로부터 1400억원을 대출받기 위한 선결조건은 전처인 김수경 우리들리조트 회장의 레스토랑 사업과 관련한 연대보증계약에서 자신이 빠지는 것이었다.
이 회장이 연대보증을 해지하기 위해서는 김수경 회장이 대표로 있던 레스토랑 업체의 담보제공자이자 연대보증인이었던 A씨의 동의가 필수적이었다. 당시 김 회장은 신한은행에 매월 2억원의 이자를 내고 있었다. A씨는 20억원이 자신의 계좌에 입금될 경우 연대보증해지를 해주기로 했다. 이에 신한은행 청담동지점에서는 이상호 회장에게 15억원을 추가대출해줬고, 이 회장은 여기에 자신의 개인 돈을 더해 20억원을 A씨의 계좌 두 곳에 넣기로했다.
하지만 신한은행 청담동지점에서는 이 회장이 A씨에게 주기로 한 돈을 A씨의 허락 없이 먼저 신한은행 연체이자 등을 갚는 데 사용했다고 한다. 그리고 20억원이 A씨 계좌에 입금되기도 전에 이 회장의 연대보증계약을 해지해줬다. 신한은행 측은 자신들이 20억원을 연체이자 등을 갚는 데 사용한 것은 A씨의 동의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했지만 A씨는 "그런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신한은행은 이에 A씨가 직접 서명한 서류 등을 근거로 내밀었다. 하지만 A씨는 관련 서류에 자신이 사인을 한 적이 없다고 맞섰다.
A씨는 신한은행 관계자들을 사문서위조 및 사금융알선 등으로 고소했다. 사금융알선의 경우 이 회장이 A씨에게 준 돈 20억원 중 15억원을 신한은행에서 대출해준 것이 위법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특히 A씨는 검찰 수사 등에서 신한은행이 이상호 회장의 연대보증 지위를 해제시키기 위해 먼저 이 회장에게 해당 계획을 제시했고, 이를 위해 자신의 서명까지 위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검찰은 사문서위조 및 사금융알선 혐의로 신한은행 관계자들을 2016년 기소했고, 법원은 이 중 사금융알선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문서위조의 경우 무죄로 판단했다. 그런데 추후 신한은행 서류들 중 일부가 위조된 정황이 발견됐고, A씨 측 변호인이 여기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하면서 사건이 다시 시작됐다. 현행법상 새로 제출된 증거에 의한 사문서위조 사건은 별건으로 분류되어 다시 수사가 가능하다. 결국 경찰은 추가수사를 통해 A씨의 주장이 맞다고 판단해 지난해 말 신한은행 청담동 전 지점장과 부지점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현재 이 사건에 대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의 저서 '운명' 감수 맡아, '내 친구 노무현' 집필 ☆
1982년 부산에서 시작한 우리들병원은 척추 전문 병원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서울 청담동을 비롯해 부산과 대구 등지에 5개 병원을 차렸다. 우리들병원 창립자 이상호(69) 원장은 2003년 1월 당시 당선자 신분이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허리디스크 수술을 맡아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후 우리들병원그룹은 노무현 정부 시절에만 10개 이상의 계열사를 늘리며 급성장했다. 2004년 수도약품 인수를 시작으로 수도정밀화학, 한림창업투자, HK에셋 등을 인수하며 덩치를 불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1990년대 우리들병원 고문변호사를 맡는 등 이 원장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당시 이 회장과 우리들병원을 두고 참여정부의 '후원자'라는 말도 무성했다. 실제로 2003년 당시 노무현 대선 캠프 특보였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는 우리들병원 계열사 아스텍창투를 통해 1억9000만원을 받아 사법처리되기도 했다. 2006년 10월 당시 한나라당은 우리들병원 비자금 의혹과 관련한 국정조사를 요구했지만 무산됐다.
잘나가던 우리들병원에 첫 시련이 찾아온 것은 2008년 정권이 교체되면서부터다. 이명박 정권 당시 국세청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을 동원해 우리들병원과 이 회장 주변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특별세무조사를 전담했던 조직으로 '국세청의 중앙수사부'란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전 정권 측근을 향한 '표적 세무조사' 논란도 일었다. 세무조사 결과 우리들병원은 100억원대의 세금을 추징당했고 이것이 2012년까지 이어지면서 재정난을 겪었다. 우리들병원은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내리막길을 걸어야 했다.
우리들병원은 2012년 대선 무렵부터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선 출마설'이 돌자 우리들병원 그룹 계열사인 우리들생명과학의 주식이 '문재인 테마주'로 부상하기도 했다.
이 원장의 전처인 김수경 우리들리조트 회장 역시 노 전 대통령 및 문재인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다.
두 사람은 2012년 5월 개인적 문제로 이혼했는데 이혼 과정에서 이 회장이 우리들병원을, 김 회장이 우리들리조트 및 우리들생명과학 등을 갖는 것으로 재산을 분할했다. 김 회장은 2014년 '내 친구 노무현'이라는 책을 썼고,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저서 '문재인의 운명' 감수를 맡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문 대통령의 개인 비서 역할을 한 양정철 전 비서관이 두 사람 간 가교 역할을 했다. 김 회장은 지금도 양 전 비서관, 탁현민 전 행정관과 가깝게 지내고 있다.
(출처 - 주간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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