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용 전동 못총으로 무장해 충남 당진에 위치한 농협을 털었던 박모(52)씨, 일명 '옥천 일가족 사망 사건'인 일가족 살해 후 자살하려 한 가장 오모(42)씨, 포항 새마을금고에 침입해 459만원을 훔친 김모(37)씨, 영주 새마을금고에서 4380만원을 훔친 박모(36)씨 등 최근 잇달아 화제가 됐던 생계형. 강력 범죄들의 공통점이 있다.


"이들 모두 자영업자였다."


먼저 전동 못총으로 농협을 털었던 박모씨는 고깃집 사장이다. 박씨는 경기불황으로 식당운영이 어려워지자 자신의 고깃집에서 500m 떨어진 농협을 털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두번째 ‘옥천 일가족 사망사건’의 가장 오모씨는 충북 옥천군에서 검도관을 운영하다가 빚에 쪼들린 끝에 아내와 세 딸을 흉기로 살해한 후, 자살을 시도했지만 팔과 배에 자상만 남기고 살아남았다.

마지막 경북 포항·영주 새마을금고를 턴 은행강도들도 모두 자영업자였다. 지난달 7일 포항 새마을금고에 침입, 459만원을 훔친 김모(37)씨는 공사장 설비업종 업체를 운영하고 있었고, 지난달 16일 영주 새마을금고에서 4380만원을 훔친 강도 박모(36)씨는 포장마차 주인이었다. 


"2017년 기준 전체 취업자 대비 자영업자 비율은 21.3%.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4번째에 해당하는 수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개인사업자 대출119’ 건수는 5789건, 금액은 4801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건수는 40%, 금액은 43.6% 증가한 것이다. 개인사업자 대출119란 시중은행의 대출 원금·이자를 갚기 어려운 영세 자영업자 이자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다. 대출이자를 갚지 못하는 ‘벼랑 끝 자영업자’가 전년 대비 폭등했다는 얘기다.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 숙박, 도소매업 등 4대 자영업 폐업률은 88.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쪽에서 가게 10곳이 문 열면 다른 쪽에서 9곳이 간판을 내렸다는 뜻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소득주도성장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이렇게 서민들은 극단적인 삶을 택하며 처참하게 무너져가고 있다. 문 정부는 과연 이런 서민들의 삶을 알고는 있을지 걱정이다.


지난 6일 오후,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살고있는 서울 송파구 아시아선수촌 아파트에서 최저임금 때문에 경비원을 현재 인원의 절반쯤으로 감축하려는 것을 두고 투표가 시행되고 있었다.


장 실장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최저임금 인상은 일자리를 줄이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그가 사는 아파트에서 한 번에 50여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일이 벌어졌다.


장 실장이 사는 이 아파트에 게시된 안내문에는 ‘목적: 최저임금 인상으로 증가되는 경비비 절감’이라고 적혀 있었다.
  
지난 1일에 시작된 투표는 15일에 끝난다. ‘경비 시스템 개선안’ 찬성표가 과반이면 경비원 52명이 일자리를 잃는다. 현재 인원(116명)의 45%에 해당한다. 경비원을 줄이면 각 세대가 매달 적게는 6만5040원, 많게는 11만2980원을 아낄 수 있다고 한다. 안내문에 그렇게 적혀 있다. 장 실장이 사는 138㎡형(52평 타입)의 경우 다달이 9만원이 절약된다.

이 주민투표는 특이하게도 아파트 소유자에게만 투표권을 준다. 세입자는 제외된다. 경비원들은 관리비에 좀 더 민감한 세입자들이 투표권을 갖지 못해 다행이라고 했다.
  
또한 최근 보도로 이곳 주민들이 상당히 야박한 것으로 비쳤지만, 경비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정작 욕 먹어야 할 사람은 따로 있는데 이상하게 인터넷에서만 누군가 조작이라도 하듯 현실과 다른 댓글들이 달렸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몇 년 전에도 다른 아파트들처럼 경비실 통합하는 방식을 놓고 주민투표를 했는데, 경비원들 내쫓는 데 반대하는 주민들이 많아서 부결됐어요. 이곳 주민들은 그래도 양반들이에요.” 이곳에서 10년 가까이 일했다는 한 경비원의 '말'이다.


심지어는 “일부 동 대표들이 경비원 줄여야 한다고 할 때 우리가 홍준표 대표한테 가서 막아달라고 부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어요.”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도 이 아파트에 산다. 지금은 미국에 체류 중이다.
  
한 경비원은 “이 말은 꼭 써 달라”고 당부하며 이렇게 말했다. “월급이 많이 오르면 좋지요. 그런데 ‘아, 이러다가 잘리겠구나’하는 생각이 동시에 듭니다. 우리가 진짜 원하는 것은 안 잘리고 오래 다니는 겁니다. 여기 경비 정년이 63세입니다. 그 뒤에는 촉탁으로 2년 더 있을 수 있고요. 월급 많이 안 올라도 좋으니 70세 정도로 정년이 늘어나면 좋겠어요. 여기서 일하는 사람 중 몇몇은 제법 먹고살 만하지만 대부분은 가족들 먹여 살리는 가장입니다.”
  
서울노동권익센터(서울시청이 설립)가 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과 올해 1월을 비교했을 때, 서울 아파트 중 5.2%(3245개 단지 중 169개)가 경비 인력을 줄였다.

교수시절부터 장 실장의 막무가내 고집은 수 차례 다른 학자들에 의해 증언됀 바 있다. 과연 이런 장 실장이 자신의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이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투표는 했을까? 했다면 어느쪽에 했을까? 그의 막무가내식 고집 때문에 더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아파트 경비원들의 인터뷰에 따르면 자신들을 해고 할지 말지 열린 해당 투표가 아파트 소유자들의 잘못이 아닌 장 실장의 잘못이라고 말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눈치 정도는 있어야 할텐데... 그런 눈치 따윈 없을 것 같아 걱정이다.


3일, JTBC와 인터뷰에서 '작년 최저임금 인상률이 높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작년에 (2018년분) 최저임금이 16.4% 오른 것은 정말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높았다"며 "솔직히 저도 깜짝 놀랐다"고 말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날 장 실장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노(勞)와 사(使)가 치열하게 논쟁하고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구했어야 되는데 (사용자 측이) 그냥 걸어나가 버렸다"고도 했다.

그래도 장 실장은 고용 회복 시기와 관련해선 "(증가 폭이) 10만에서 15만 정도의 사이를 내는 것은 연말 정도에는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대한 '최소수익보장' 제도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장 실장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사업본부에 보장하라고 할 수 없다"면서도 "사업 점주들이 조합을 형성해서 사업 본부에 협상을 요청할 때는 반드시 응하도록 공정거래법에 그걸 법제화하려 한다"며 의아한 답변을 해 모순된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장 실장은 본인이 하는 소득주도성장이 어떤 길을 가고 있는지 느끼지 못하는 감각 상실자 인가? 최저임금에 대해 국민들은 소스라치게 놀라고 있는데, 격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행하고선 놀랐다니 기가 막힌다.

또한 가맹점에 대한 최소수익보장이 가능하냔 질문에 정부가 보장 할 수 없다면서도 점주들이 조합을 형성해 사업본부에 협상을 요청한다면 반드시 공정거래법에 법제화한겠다는 궤변에 다시한번 소스라칠 일이다.

실물경제에 대해 아마추어보다 모르는 장 실장을 믿고 앞으로 국민들은 망망대해를 헤쳐 나아가야되는 이 현실이 원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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