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3번째 정상회담 역시 주된 목적이 북한에 비핵화 요구를 하러가는 게 아님을 결국 자인했다.

심지어 비핵화를 두번째로 언급하면서 주도권 또한 한국이 아닌 미국에게 있음을 인정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인사와 평화, 신뢰, 대화 라는 다소 추상적인 단어가 섞인 말을 반복하며 서두를 열었다.

중반부가 지나서야 평양 방문 목적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첫째는 남북한 사이에서 군사적 대치상황으로 인한 긴장과 무력충돌의 가능성 그리고 전쟁의 공포를 우선적으로 해소하는 것"이라고 기약없는 말만 늘어놓을 뿐, 구체적으로 '어떻게'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리고 정작 중요한 비핵화에 대해선 두번째로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둘째는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를 촉진하는 것"이라며 "이 문제는 우리가 주도하여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미국의 비핵화 조치 요구와 북측의 적대관계 청산과 안전보장을 위한 상응조치 요구 사이에서 어떻게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인지 김정은 위원장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는 비핵화를 가늠하는 척도와 주도권이 미국에게 있음을 시인한 셈이다.

그러나 상황은 너무 늦었고, 이번 방문 역시 여전하거나 더 강화될 대북제재는 무시한 채 퍼주기 위해서 가는 것이 아니냔 비판이 일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 국무부의 경고도 무시한 채 남북 경협을 위해 4대그룹 총수와 주요부처 장관들을 데리고 가는 것만 봐도 문 정부의 이번 방문 목적을 잘 알 수 있다. "이제 공범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문 정부의 이런 '남다른 열심'을 보고 있노라니 이 말이 계속 귓가에 맴돈다.

현재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순위는 3차남북정상회담으로 뒷전이 된 청문회를 노린 듯 문재인 정부의 미친듯한 코드인사로 육사 출신이 아닌 걸 자랑으로 걸고 임명한 박한기가 1위다.


10일, 국회에서의 회동을 가진 문희상 국회의장과 자유한국당 소속 이주영·바른미래당 소속 주승용 국회부의장 등 국회의장단은 청와대의 평양 남북정상회담 동행요청에 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문 의장과 이·주 부의장이 이처럼 결정했다고 전했다. 

문 의장 측은 입장문을 통해 "문 의장은 오늘 청와대로부터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국회의장단과 외교통일위원장이 동행해달라는 공식 초청을 받았다"며 "정상회담 공식 특별수행원이 아니라 정상회담기간 별도의 남북국회회담 일정으로 동행해 달라는 설명이었다"고 했다. 

"이에 문 의장은 오후 3시30분부터 이 부의장, 주 부의장 및 강석호 외교통일위원장을 차례로 만나 협의한 결과 금번 정상회담에는 정기국회와 국제회의 참석 등에 전념하기 위해 동행하지 않기로 하고 이같은 협의결과를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했다.

아울러 "이와 함께 문 의장은 제3차 남북정상회담 후 열릴 가능성이 있는 남북국회회담에 여야가 뜻을 모아 함께 참여하기로 두 부의장 및 외통위원장과 의견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 등 9명을 오는 18일 평양에서 개최되는 3차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해줄 것을 공식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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