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검찰이 노조 활동을 방해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삼성 계열사인 에버랜드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4월부터 6개월가량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의 노조 와해 의혹을 수사해왔다. 이 수사 과정에서 삼성에 대한 압수수색만 7번 진행했다. 이 사건과 관련됐다는 이유로 경총과 경찰청을 압수수색한 것까지 더하면 9번이다. 그리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방북을 하루 앞둔 이날 10번째 압수수색에 나섯다.
에버랜드 수사는 삼성 계열사 및 협력업체들의 고발에 따른 것이라고 검찰은 말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수사와는 무관하게 고발이 들어와 수사한다는 것이다. 앞서 보안업체 에스원과 급식업체 삼성웰스토리, 에버랜드에서 차량 운행을 담당하는 CS모터스 노조는 지난 10일 "삼성의 노조 활동 방해가 있었다"며 각사 대표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에버랜드 측이 노조원들을 미행하는 등 사실상 노조 활동을 하지 못하게 압박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노조 활동 방해라는 큰 틀에서 보면 서로 연결된 내용이어서 사실상 하나의 수사라고 할 수 있다. 그 점에서 검찰이 한 기업의 특정 의혹에 대한 수사를 과도하게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지적은 검찰이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의 노조 와해 의혹을 수사할 때부터 나왔다. 이 의혹은 3년여 전 검찰이 수사해 대부분 무혐의 처리했던 사안이다. 그런데 검찰이 지난 2월 삼성이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의 소송비 68억원을 대납했다는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다시 시작됐다. 다스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했다는 의혹을 받는 회사다. 당시 검찰은 삼성전자 본사를 압수수색하다가 '노조 와해 문건'이 든 외장형 하드디스크를 발견했다. 이후 사실상 별건(別件)으로 노조 와해 의혹 수사를 시작한 것이다.
검찰은 이 수사 과정에서 노조 와해에 관여했다는 혐의로 관련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16번 청구했다. 이 중 상당수는 혐의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각됐고, 목장균 삼성전자 전무 등 4명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검찰이 노조 와해 공작을 지시한 것으로 의심했던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최근 기각됐다. 그런 상황에서 에버랜드에 대한 수사를 또 시작한 것이다.
검찰의 삼성에 대한 수사는 국정 농단 사태가 터진 무렵인 2016년 말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약 2년간 이어지고 있다. 2016년 말 출범한 박영수 특검팀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총 433억원의 뇌물을 준 혐의로 이 부회장을 구속 기소했다. 이후 검찰은 이 부회장이 지난 2월 초 항소심에서 석방되자 삼성의 다스 소송비 지원 의혹, 삼성 노조 와해 의혹 수사 등을 이어갔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비리 처벌보다는 삼성을 표적으로 삼고 수사하는 듯하다"며 "이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다른 삼성 사건도 수사하고 있다. 삼성이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고평가하고 공시 의무를 위반했다는 의혹(특수2부), 2015년 삼성이 에버랜드 소유 땅의 공시지가를 조작했다는 의혹(특수4부) 등이다.
삼성에 대한 압박은 다른 기관에서도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 2월 공정위는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404만 주를 매각할 것을 명령했다. 경찰은 올해 초 이건희 삼성 회장에 대해 82억원대 조세포탈 혐의 등을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대한항공도 삼성과 비슷한 상황이다. 오너 일가의 갑질 논란이 일자 검찰·경찰 등 사정기관과 국토교통부·교육부 등 정부 부처까지 나서 일가족에 대한 수사와 조사를 진행했다. 압수수색은 15번, 공개 소환은 13번 했다. 오너 일가에 대해 구속영장을 5번 청구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이렇듯 삼성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제삼자의 눈으로 봐도 이건 거의 기업 해체 수순을 밟으려고 악을 쓰고 물어 뜯는 것 같다.
오늘 문재인 대통령은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반강제 수준으로 데리고 평양을 방문했다. 대외협력담당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이 방북단 일원으로 참석시키려 했던 삼성의 계획을 번복하도록 만들면서까지 평양에 데리고 가놓고 방북 하루 전날에도 전방위적 압박을 펼쳤다.
과연 이게 깡패집단인지 정부인지 헛갈린다. 정치에 국민적 관심이 필요한 때가 진짜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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