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경찰청은 이주민(56)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유임시키는 경찰 고위직 승진·전보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이 서울청장은 드루킹 사건 부실수사 논란에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유임된 이 서울청장은 경기 출신으로 경찰대 1기 졸업생이다. 서울영등포서장, 경찰청 외사정보과장, 경기청 정보과장, 수원남부서장, 울산청장, 경찰청 외사국장 등을 지냈다. 특히, 참여정부 시기인 2003~2004년 청와대 국정상황실에 파견 근무한 경험이 있다.

이 서울청장은 ‘드루킹 사건’을 수사 지휘하면서 부실수사 의혹을 받았다. 이 서울청장은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 “드루킹이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보냈고, 김 의원은 (간혹) 의례적인 인사를 했다” “올 3월에도 드루킹이 3190개가량의 기사 주소(URL) 등을 보냈지만 김 의원은 전혀 열어보지 않았다”는 등 김 의원의 혐의가 없다고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또 허익범 특별검사 팀은 경찰이 여러차례 조사한 드루킹 파주 사무실에서 결정적인 증거들을 발견해 경찰의 부실수사 논란을 낳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문제 많은자가 어떻게 유임할 수 있었을까? 이 사람의 이력을 보면 눈에 띄는 경력이 하나 있다. 바로 참여정부 출신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현 청와대 참모진이 참여정부 출신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유임이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다만 놀라운 일이 아니라 해서, 분노할 일이 아닌 건 아니다. 특검팀이 본격적으로 정치계로 수사를 확대한 만큼 이 서울청장은 긴장이 될 것이다. 행여나 유임 시켜준 뒷배를 지키기 위해 허 특검팀을 방해했다간 국민들의 분노 또한 피할 수 없을 것임을 명심하시고, 잠시 그 자리에 앉아 있길 바란다.


25일,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특검팀으로부터 수사관 파견 요청을 받았냐’는 질문에 “아직 공식 요청이 안 왔다”고 답했다. 하지만 특검팀 대변인을 맡은 박상융 특검보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이미 지난주 경찰청에 10여명을 보내달라고 요청을 했는데 무슨 말이냐”고 반박했다.

특검법상 공무원 35명, 특별수사관 35명을 파견받을 수 있는 특검팀이 정작 ‘김씨를 직접 수사한 서울경찰청 소속 수사관을 보내달라는 요청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이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의 입을 통해 나온 것이다.

이를두고 지난 21일, 문재인 정부가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을 발표함에 따라 검.경 힘겨루기의 불똥이 허익범 특검으로 튄 것이 아니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이번 허 특검이 맡은 드루킹 사건에 문 정부 인사가 대거 연루돼 있어, 검.경 둘다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다.

앞서 경찰에 모든 사건에 대한 1차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이 주어지고, 검찰의 수사 지휘권은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이 발표됐다.

또한 지난 11일 허 특검은 “검사 12명을 보내달라”고 법무부에 요청했지만 20일이 되어서야 파견검사 10명 명단을 통보받았다. 법무부와 검찰은 문 정부의 ‘적폐청산 수사’에 인력을 집중 투입한 상황이어서 특검의 파견 요청에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두고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국정농단 사건 당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수사기관에 인력 파견 요청을 하면 검경이 즉각 대응했는데, 이번엔 파견 요청한 지 일주일이 훌쩍 지나서야 법무부가 파견검사 10명 명단을 통보했다”면서 “이번 특검은 시작부터 영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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