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10일 오전 9시쯤 ‘국내은행의 2018년 상반기 개인사업자대출 119 운영 현황’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개인사업자대출 119’는 일시적 자금난으로 채무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개인사업자가 연체에 빠지지 않도록 은행이 만기연장이나 이자감면 등을 지원해 주는 제도다.
금감원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보면 “개인사업자대출 119 이용 대출 건수와 대출액이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최근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경영 애로를 겪고 있는 한계 개인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적극 지원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5000만 원 이하 대출비중이 72.5%로 지속 증가하고 있는 이유로 ‘영세 개인사업자들을 중심’으로 119 제도를 적극 운영 중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하며 “이 제도가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고 있는 영세 자영업자 등의 위기극복에 긍정적 효과를 주고 있다”는 평가도 달았다.
하지만 이날 오후 7시쯤 금감원은 위의 내용 중 대출 증가율을 제외한 부분은 모두 삭제한 뒤 보도자료를 다시 배포했다. 금감원은 “본래 취지와 달리 최저임금 부분이 부각하면서 괜한 논란을 만들 것 같아 자발적으로 수정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부분은 실증적으로 검증된 내용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금감원 안팎에서는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및 취약차주 지원을 위해 자영업자대출을 관심 있게 봐왔던 만큼 이번 해프닝이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선 금융시장을 정확하게 봐야 할 금융당국이 ‘청와대의 눈’으로 시장을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렇듯 금융감독원이 최저임금 인상을 개인사업자의 주요 경영 애로 사항으로 기재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가 해당 부분을 삭제하고 재배포하는 ‘촌극’을 벌이면서 외압 의혹을 낳고 있다.
청와대가 최저금리 인상이 개인사업자의 주된 경영난 요인이 아니라며 소득주도성장을 밀어붙이고 있는 가운데 관련 문구가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다. 일부 수치만 반영해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긍정적으로 왜곡한 ‘분식 통계’ 논란에 이어 ‘분식 보도자료’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경제계에서는 지난 5월에 나온 이른바 ‘그린북’ 사태의 재연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에 직전 5개월간 계속 명시했던 “전반적으로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는 문구를 넣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정부가 경제 전망을 부정적인 쪽으로 하향 조정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기재부는 뒤늦게 해당 문구를 넣은 수정본을 재배포해 논란을 키웠다. 이쯤되면 조폭 정부 수준 의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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