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밤 9시 30분, 장인상을 당한 김성훈 대검 공안수사지원과장을 조문하기 위해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번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임명한 구본선 대검 차장, 심재철 반부패부장, 김관정 형사부장, 배용원 공공수사부장이 모였다.

그런데 동아일보에 따르면 이날 밤 11시 45분쯤, 양석조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47·29기)은 자신이 앉아 있는 테이블을 주먹으로 탁 하고 치면서 “조국이 무혐의래요”라고 대여섯 차례 말했다.

이에 옆에 있던 사람들이 “누가 그러느냐”고 물었고, 양 선임연구관은 심재철 검사장의 실명을 거론했다. 이어 심 선임연구관은 “당신이 검사냐”며 큰 소리로 항의했다. 그러자 심 부장의 얼굴은 굳어졌다. 후배 검사 여러 명이 양 선임연구관을 진정시키며 밖으로 끌어냈다고 한다. 


● 심재철 "조국 무혐의 보고서 만들어라" ●

조선일보에 따르면 검찰 '대학살' 인사 이후 지난 13일 부임한 심재철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지난주 윤석열 검찰총장이 주재한 회의에서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의 핵심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무혐의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이에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서울 동부지검 수사팀은 "수사 기록을 안 본 것 아니냐"고 반박했고 윤 총장이 "수사팀 의견이 맞는다"고 최종 정리를 하면서 '조국 불구속 기소'로 결정이 났다고 한다.

지난 16일 윤 총장 주재로 대검에서 열린 반부패부 회의에는 심 부장과 대검 연구관, 동부지검 수사팀 등 8~9명이 참석했다. 그 자리에서 심 부장은 "감찰 중단은 백원우, 박형철 당시 비서관과의 3인 회의에서 결정" "민정수석의 정무적 판단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고 한다. 조 전 장관과 청와대가 주장해 온 '조국 무죄(無罪) 논리'와 흡사했다는 것이다.

이에 동부지검 홍승욱 차장 등이 "수사 기록을 보셨느냐"고 반박했고 다른 참석자들도 동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법원은 '유재수 사건'과 관련,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도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선 "그 죄질이 좋지 않다" "법치주의 후퇴"라고 했다

또한 심 부장은 '16일 회의' 이전에 휘하의 대검 연구관들에게 "'유재수 사건'에서 조 전 장관을 무혐의 처리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작성해 오라"는 지시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장관에게 구속영장 청구까지 한 사건의 결론을 뒤집으려 하자 대검 연구관들은 크게 반발하고 보고서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검찰 내부에선 "이번 '검찰 대학살' 인사가 정권과 조국 전 장관에 대한 '방탄(防彈)용'이었다는 걸 극명하게 보여줬다"는 비판이 나왔다. 서울 법대 운동권 출신으로 조국 전 장관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심 부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법무부 요직을 거치다가 최근 검사장으로 승진, 반부패강력부장에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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