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청와대의 요청에 따라 오는 18일 북한 평양에서 사흘간 열릴 ‘제 3차 남북정상회담’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그룹 부회장, 최태원 SK 그룹 회장, 구광모 LG 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이 주요 경제단체장들과 함께 재계를 대표해 동행할 전망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한 ‘한반도 신경제지도’의 구체적 실행 방안을 각 기업과 연계해 남북 경협 추진에 힘을 싣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쉽게 말해 기업을 통해 북한에 돈을 쓰겠다는 것이다.

삼성은 애초 대외협력담당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이 방북단 일원으로 참석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청와대 측의 요청(?)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동행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에는 모두 전문경영인인 윤종용 전 부회장이 동행했던 터라 이번 이재용 부회장의 방북이 성사되면 삼성에서는 첫 총수의 방북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월 인도 노이다 휴대전화 신공장 준공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첫 만남을 가졌고, 8월에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도 회동한 바 있다. 또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화답(?)해 향후 3년간 총 180조원의 투자 및 고용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도 이번 방북단에 동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할아버지인 현대그룹 창업주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남북 경협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2007년 남북정상회담엔 부친인 정몽구 회장이 수행단으로 참여했던만큼 이번에도 힘을 보탤 것이란 분석이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방북하는 방안을 두고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2007년 한 차례 방북한 경험이 있다. 2000년엔 손길승 전 SK회장이 방북단에 참여했었다.

올해 불혹으로 4대 그룹 총수 중 가장 젊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번 방북단에 포함되면 사실상 LG 총수로서 첫 대외 활동에 나서게 된다. LG그룹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과 2007년 정상회담에서 모두 고 구본무 회장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평양을 찾았다. 이런 전례로 비춰볼 때 이번 방북에서도 구광모 회장이 선친을 대신해 직접 방북할 가능성이 높겨 점쳐진다.

재계 한 관계자는 “청와대 요청에 대해 각 그룹이 내부적으로 고심하고 있지만 문 대통령이 구상하고 있는 남북 경협이 힘을 받으려면 총수가 같이 갈 수 밖에 없다”며 “문제는 기업 입장에선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의 대북 제재 등과 관련해 경협에 나서는 것에 대해 신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청와대 측은 총수들의 방북과 관련해 “어떤 분이 갈지는 해당 기업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청와대 요청을 기업들이 거절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듯 4대그룹 총수들은 최근 북한산 석탄 밀반입, 미국의 대북 제재 추가 계획 등 여러가지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는 가운데 선뜻 결정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공산주의 국가도 아니고, 왜 총수들에게 무언의 압박을 넣는 것인가?

청와대는 "어떤 분이 갈지는 해당 기업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해놓고, 삼성이 대외협력담당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을 참석 시키려 하자 이재용 부회장을 요청하는 건 요청이 아니라 강요가 아닌가?

문 정부는 어쩜 이리도 말과 행동이 불일치 한지 모르겠다. 말은 뭔가 도덕적이고 정의로운 척 지킬건 지키는 척 하지만 행동은 폭군 그 자체다. 이대로 가다간 진짜 언제 공산주의 국가로 변모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번 방문은 흡사 북에 조공을 바치러가는 것 같다. 부디 이 순간에도 대깨문해서 그 실체를 보는 이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오는 9일, 삼성전자 인도 현지 공장 준공식에 이재용 부회장이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도 인도 방문 기간 중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왜 거길 문 대통령이 가느냐"라는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자, 6일 청와대 정례브리핑에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가 이 부회장을 초청한 것은 아니다"라는 어처구니 없는 말을했다. 주객전도(主客顚倒)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김 대변인은 "이 부회장은 일반적으로 (기업이) 해외 투자를 하면서 (현지에) 공장 준공식을 할 때 참석하는 인사의 범위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런데 이 부회장은 삼성의 부회장으로서 당연히 참석하는 것인데 마치 문 대통령이 삼성의 주인이고 선심쓰듯 불렀다는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도 있는 말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전날 기자들을 만나 "지금까지 대통령 경제 행사에 누구는 오고 누구는 오지 말라고 한 적이 없다"면서 "삼성이 (이 부회장) 참석을 확정해 (현장에) 와서 안내하는 것은 쿨하게 (받아들이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것도 이상한 답변이었다.

대통령의 인도 방문 일정을 짤 때 삼성 공장 준공식 일정을 고려했느냐는 물음에 김 대변인은 "그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김 대변인은 '이 부회장을 만날 계획이고 삼성 공장을 방문하는 것이 대통령의 경제 행보에 변화를 시사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렇듯 누가봐도 인도 삼성 공장에 방문객은 문 대통령인데, "청와대가 이 부회장을 초청한 게 아니라니" 졸지에 이 부회장이 객(客)이 된, 참으로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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