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새벽(한국 시각), 북한 대표단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서 심야 긴급 기자회견을 연 북한의 대미 외교 ‘듀오’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전하면서 이전과 다른 언행을 보였다.


● 과거엔 트럼프 대통령 향해 ’개 짖는 소리‘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에게 ‘아둔한 얼뜨기’, 유엔 연설서 ‘미군 전략폭격기를 격추하겠다’ ●

과거엔 수틀리면 당장이라도 판을 뒤엎을 듯 막말을 쏟아냈다. 최선희 부상은 지난해 1차 미북회담을 앞두고 리비아식 핵폐기 모델을 언급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향해 ‘횡설수설하며 주제넘게 놀아난다’, ‘아둔한 얼뜨기’라고 막말을 퍼부어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 구실을 제공한 장본인이다.

리용호 외무상도 2017년 9월 유엔 총회 연설에서 ‘태평양에서 수소탄 시험을 하게 되지 않겠느냐’며 국제사회를 향해 도발을 했고, ‘미군 전략폭격기를 격추하겠다’는 등의 위협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도 ’개 짖는 소리‘라며 도 넘은 발언으로 주목 받았다.

이렇듯 두 사람은 북 측의 요구나 의지가 관철되지 않으면 외교상 관례는 아랑곳 않고 수위 높은 발언들을 쏟아내며 국제사회가 북한을 더욱 적대시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 이번 2차 회담 이후 '고분고분' ●

그러나 이번에는 냉정하게 입장을 전달하는 등 180도 바뀐 모습을 보였다. 예상과 달리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부상은 회견 내내 냉정하고 차분하게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다소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는 했지만 최대한 정제된 표현으로 실제 자신들의 요구가 무엇이었는지 사실 관계에 주력하는 회견을 했다.

북한은 이번 협상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미국과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도 차기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은 상황에서 감정적인 대응을 최대한 자제한 것으로 보인다.


2차 회담 앞두고, 북한 언론 제재 완화 소리 높여 ●

이유가 뭘까? 이는 곤두박질 치고 있는 북한의 GDP로 인해 제2의 고난의 행군인 대량 아사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져 있기 때문이다. 이를 면하기 위해선 반드시 제재 해제가 필요하다.

앞서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연일 '제재 완화'를 외쳤다. 27일에는 대외 선전 매체를 총동원해 남북 경제 협력을 재촉했다. 북한 매체 '조선의 오늘'은 이날 "평화·번영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해서는 북남 협력 교류를 가로막는 이명박, 박근혜 집권 시기 법률적, 제도적 장치부터 제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5·24 조치' 등 한국 정부의 대북 독자 제재를 해제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날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도 "미·북 회담의 성과 달성 여부는 미국 측이 관계 개선을 위한 신뢰 조성 조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얼마나 과감하게 취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했다. 이 매체는 "조선 측은 미국의 결단에 상응한 추가적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 이유는 심각한 경기 침체 때문... 제재완화 아니고선 회생 불가능 ●

27일 발간된 '북한경제리뷰' 2월호에서 KDI 이석 수석연구위원은 "2017년부터 침체 상태를 보인 북한의 거시경제 추이는 2018년 들어 전반적으로 더욱 악화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 대외무역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과의 무역이 '붕괴' 수준으로 위축됐다. 북한의 2018년 중국 수출은 전년도에 비해 87% 줄고, 수입은 3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북 제재 여파로 사실상 수출·수입길이 막혔다는 것이다.

'북한경제리뷰'에서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북) 정상회담에서 대북 제재가 다소 완화되지 않으면 2019년도 북한 경제는 더욱더 힘든 '고난의 행군'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지난해 한국은행은 2017년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3.5%로 추정해 발표했었다. 이는 1997년(-6.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김병연 서울대 교수 역시 '제재 유지'를 전제 조건으로 "(2018년 북한의) GDP 성장률은 2017년의 -3.5%에서 크게 낮아져 -5%대 이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북한 경제가 '바닥'을 찍을 수 있을지 여부는 '제재 완화'에 달렸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것이 나홀로 세상의 변두리에서 욕지거리를 외치던 리용호와 최선희가 조용해진 이유이다. 트럼프의 저서 협상의 기술을 읽어봤다면 다음 장면이 예상된다. 트럼프는 이같은 북한의 절체절명의 상황을 이용해 김정은이 수용하기 어려운 CVID를 제시할 수도 있고, 그로인한 리비아식 핵 폐기가 진행 될지도 모르겠다. 부디 이대로 이뤄지길 소망한다.

1일 새벽(한국 시각), 북한 대표단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서 심야 긴급 기자회견을 연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김정은 위원장 동지는 미국식 계산법에 대해 좀 이해가 잘 가지 않아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날 최 부상은 "지난 시기 있어 보지도 못한 영변 핵단지를 통째로 폐기하겠다는 제안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민수용 제재 결의의 부분적 해제가 어렵다는 미국의 반응을 보면서 우리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앞으로 조⋅미 거래에 대해 의욕을 잃지 않으실까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도 했다.

이는 전날 베트남 하노이 JW메리어트 호텔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변 핵시설 말고도)나오지 않은 것 중에 우리가 발견한 게 있었다"라며 "저희가 알고 있었던 것에 대해 북한이 놀랐던 것 같다"고 말한 것에 대한 강한 반발로 비쳐진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영변 핵시설 이야기를 나눴나'라는 질문에 "그렇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제 북한의 밑천이 드러났다. 정확히 말해 미국은 북한의 머리털도 세고있다는 것이다. 3.1절을 앞두고 남.북 평화쇼를 전개하려던 청와대의 계획이 헛발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그나저나 어쩌나? 김정은은 통일을 하더라도 미국식(자본주의) 계산법을 이해못한다는디...
16일(현지시각), VOA(미국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것을 시사한 데 대해 공화당 중진인 상원 외교위 소속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며 "북한이 미-북 정상회담을 취소하더라도 달라지는 건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히려 북한이 미.북 정상회담을 원치 않으면 취소해야 한다는 경고도 나왔다. 북한이 미.북 회담이 열리지 않을 것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 루비오 상원의원은 "그렇다면 북한은 회담을 취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과거에도 혜택만 받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북한의 속임수를 봐왔다"며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에도 발생했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북한이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이 비핵화한다면 많은 일들이 생길 수 있지만, 북한이 먼저 양보하지 않는다면 합의는 없을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루비오 상원의원은 "북한이 약속한 변화를 보이기 시작하지 않는 이상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 나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측이 먼저 회담을 파기할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그리고 상원 외교위 소속인 제프 플레이크 공화당 상원의원도 "북한의 이번 발언으로 인해 미.북 회담의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정도 수준의 중대한 회담이 열리기 전에는 보통 상당한 준비 작업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번에는 약 한 달 정도밖에 준비 시간이 없었다는 점이 항상 우려됐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북한의 이번 발언은 예상했던 바이자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어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나온 것은 그럴 만한 한계 상황에 도달했기 때문이지 핵을 포기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현재까지 진행된 상황을 감안했을 때 동결 자체만으로도 미국에 그리 나쁜 것은 아니라며, 비핵화에 희망을 걸고 있는 일부 시각이 있지만 북한은 아직 어떤 비핵화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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