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최근 ‘드루킹’ 김동원 씨로부터 자신이 체포되기 직전 모든 기록을 보관해둔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를 제출받았다고 동아일보는 전했다.

김씨가 특검 출범 전 경찰 수사 때도 은닉해 왔던 이 USB메모리에는 그동안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던 김경수 경남도지사(51)와의 보안메신저 ‘시그널’ 대화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김 씨는 직접 비밀번호를 풀어 특검팀이 파일을 열 수 있도록 도우며 수사에 협조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USB메모리엔 김 지사와의 시그널 대화 내용 원본 외에 김 지사를 만난 일시와 상황을 기록한 일기, 김 지사에게 보고했던 ‘댓글 작업’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가 여타 정치권 인사를 접촉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이날 특검팀은 “더는 김 씨 측의 협조가 필요 없다”며 정치권에 대한 강경 수사 방침을 내비쳤다.

바둑이 무서워 숨겨왔던 USB가 드디어 특검팀에 전해졌다. 이에 질세라 특검팀은 정치권을 향해 칼 끝을 가리켰다.

특검팀이 언론을 통해 이 정도의 자신감을 표출했다는 것은 이미 빠져나가기 어려운 그물망을 쳤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복날 바둑이 잡는데 성공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7일,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더불어민주당원 포털 기사·댓글 여론조작 사건인 일명 '드루킹 사건'을 맡을 특별검사로 허익범 변호사(사시 22회·연수원 13기·59)를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했다고 전했다.

이날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국회의 합의와 추천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며 "청와대는 허익범 특별검사가 드루킹 댓글 조작사건의 실체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수사를 펼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4일 야권 3개 원내교섭단체는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한 변호사 4명을 허 변호사와 함께 임정혁 변호사(사시 26회·연수원 16기·61) 2명으로 압축해 청와대로 특검후보자 추천 공문을 보낸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오는 8일 오후 허 특검에게 임명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허 특검은 이날 특검 임명 소식이 전해진 뒤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도의 정치적인 사건인 것은 분명하지만 법에 의해 공정하게 (수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국가와 국민이 저에게 중요한 임무를 맡겼다"며 "공정하고 투명하게 해결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허 특검은 "수사해보지 않고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이미 실기했다' 또는 '증거를 확보해야하는데 어렵다'는 말이 많은데 수사기록을 정확히 살펴보고 어떤 식으로 수사를 진행할지 (결정하겠다)"고 했다. 특검보 임명에 대해서는 "바로 접촉을 하고 요청할 리스트를 가지고 있다"며 "곧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견검사에 대해서는 "수사의 특성상 매크로(자동 반복 프로그램) 작업이 있기에 (디지털) 포렌식에서 유능한 검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전문적인 수사능력이 있는 검사들을 파견 요청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허 특검은 이후 수사팀 구성과 조사공간 확보, 기록 검토 등을 위해 최장 20일의 준비 기간을 거친다.

역대 특검팀이 대부분 준비 기간을 거의 남김없이 쓴 관례대로라면 내달 초에 수사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수사기간은 60일이며, 필요하면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1회에 한해 30일 연장할 수 있다.

허 특검은 앞서 1999년 인천지검 공안부 부장검사, 2000년 서울지검 남부지청 형사부장검사, 2002년 대구지검 형사부장검사 등을 두루 역임했다. 지난해부터 대한변협 법학전문대학원 평가위원장을 맡으며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서울중앙지법 조정위원,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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