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방부는 제70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다음달 1일 열린다고 밝혔다. 이날 국군의 날 기념행사는 김정은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군사 퍼레이드가 빠지며, 역대급으로 간소하게 치뤄질 예정이다.

그러나 역대 최소 규모로 국군의 날 행사를 치르는 우리와 달리 북한은 올해에만 두 차례 성대한 열병식을 열었다. 지난 2월엔 매년 4월 25일에 기념하던 건군절을 갑자기 평창올림픽 개막 하루 전(2월 8일)으로 옮기고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병력 1만3000여명과 군중 5만여명, 각종 재래식 무기와 탄도미사일들을 동원해 열병식을 진행했다. 정권 수립 70주년이었던 지난 9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규모로 열병식을 열었다.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오히려 군 현대화를 마무리지었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안전을 양보하는데 여념이 없다.

과거 계룡대에서 간소하게 치러진 경우에도 군사 행진은 했었다. 이 때문에 군 안팎에선 "남북 대화 분위기에서 북한을 의식한 조치"란 말이 나온다.

국방부에 따르면 올해 기념식은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오후 6시 30분에 시작해 80분간 계속된다. 국민의례, 영상 감상, 태권도 시범, 드론봇 시연, 축하 공연이 전부다. 시가행진뿐 아니라 전차·장갑차·미사일 등의 무기 전시도 없고 행사에 동원되는 병력도 최소화된다.

국군의 날 행사는 1956년 시작됐고 1993년부터 정주년(5년 단위로 꺾이는 해)마다 대규모로 열렸다. 건군 50주년(1998년)에는 성남 서울공항에서 특전부대 집단 강하, 태권도 시범 등 행사가 열린 뒤 도심 시가행진을 했다.

건군 60주년(2008년)에는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본행사에 이어 테헤란로 일대에서 24종, 86대 장비를 동원해 군사 퍼레이드를 했다. 건군 65주년(2013년)에도 서울시청에서 광화문까지 각종 전차와 자주포, 미사일 등을 동원한 시가행진을 했다.

예비역 장성 A씨는 "정주년이 아닌 해에는 최소한 계룡대 연병장에서라도 약식 열병식은 했다"며 "건군 70주년인데 역대 가장 초라한 행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국군의 날 행사 기획에는 청와대 탁현민 선임 행정관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군 행사의 기획 단계부터 청와대가 관여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신원식 전 합참 작전본부장(예비역 육군 중장)은 "다른 날도 아니고 국군의 70번째 생일인데 축하 행사를 이렇게 치른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이 정부는 북한과 '우리 민족끼리' 잘 지내고 싶은 마음만 있고, 우리 군을 거추장스럽게 여기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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