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문빠(문재인 대통령 극렬 지지자)들은 평양 남북정상회담 첫날인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담소를 나누는 촬영 장면에 "지랄하고 있네"라는 비속어가 포함됐다며, 카메라 기자를 벌주자는 취지가 담긴 청원을 올렸다. 이와 관련해 정상회담 주관 방송사인 KBS측은 당시 자리에 "'청와대 전속 촬영 담당자'와 '북측 인사' 등만 동석한 상황에서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혀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이날 오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남북정상 담소 장면을 찍으며 “지X하네”라고 말한 카메라 기자를 엄벌해 달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이날 오후 10시 기준 해당 청원에는 5만2천명 가까운 인원이 참여했다. 문 대통령 지지자가 아닌 이상 청와대 게시판까지 가서 이런 글을 쓸 리가 없음을 짐작해 상당수가 문 대통령 지지자인 것으로 추측된다.

해당 청원인은 "이번 남북정상의 만남 중에 양 정상이 담소를 나누는 장면 속에 카메라 기자인지 누군지가 작은 소리로 '지랄하네"라고 하는 소리가 들린다"며 관련 영상을 링크했다. 이어 "이건 중대한 문제"라며 "양측 정상이 있는 자리에서 저런 말을 했다는 것은 마음 먹기에 따라 무슨 짓인들 벌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적었다.

현재 KBS 시청자권익센터에도 ‘남북정상회담 방송 중에 욕설이 들어간 부분 해명을 원한다’는 시청자청원에 7천여명이 동의했다.

그런데 청원자들이 벌주자고 했던 인물이 KBS측이 아닌 '청와대' 또는 '북측 관계자'로 좁혀졌다.

극렬 문재인 지지자의 청원에 응답해 KBS는 22일 오후 시청자권익센터에 ‘평양정상회담 송출화면 비속어 청원 관련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긴급공지를 통해 “KBS가 확인한 사실관계를 말씀드린다”고 올렸다.

이어 KBS는 “백화원 내부에서 비속어로 추정되는 발언이 나올 당시 촬영은 방북 풀(pool)취재단 소속 취재기자와 촬영기자 없이, 청와대 전속 촬영 담당자와 북측 인사 등만 동석한 상황에서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당시 촬영에는 공동취재단이 입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생방송을 위해 현장에 있었던 KBS 중계 스태프는 물론 풀 취재단에 소속된 촬영기자 역시 백화원 입구 현관까지만 촬영했다는 것이 KBS 보도본부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측도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KBS의 입장문대로 만일 욕설의 주인공이 청와대 전속 촬영 담당자이거나 북측 인사일 경우 "집안관리를 못했다"는 평 또는 "북한에 저런 취급을 당하냐"라는 조소섞인 말을 들을 수도 있다.

이에 선동을 하려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은 문재인 지지자들은 "사건을 키우지말자", "그냥 덮자"며 급하게 SNS로 화제 진압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문제가 된 장면은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김정은 부부가 지난 18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환담을 나누던 당시였다.

문재인 지지자들이 욕설이라고 문제를 제기한 음성이 들리기 직전 김정은은 18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문 대통령을 향해 “비록 수준은 좀 낮을 수 있어도 최대한 성의를 다한 숙소고 일정이니, 우리 마음으로 받아주시면 좋겠다”며 환대의 뜻을 표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오늘 최고의 영접을 받았다”며 웃으며 화답했다. 이때 네티즌들이 욕설이라고 문제삼는 "지랄하고 있네" 목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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