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방송된 'PD수첩―2020 집값에 대하여 3부: 커지는 풍선효과, 불안한 사람들' 편에서 제작진이 서울 시내의 약 9억원대 아파트를 매입한 20대를 '무주택자'인 것처럼 일반인의 인터뷰를 조작해 내보냈다.


● 의도하고 '9억원 부동산 보유자'를 '무주택자'로 꾸민 MBC... ●

이날 방송에선 서울 아파트값 규제로 경기도 남부의 집값이 폭등하는 현상을 다뤘다. "요동치는 아파트 값에 무주택자들은 속수무책이다"라며 아파트를 사지 못해 후회하는 주민들 목소리를 담았다. 이후 서울시 용산구를 비추며 "최근 아파트값이 크게 오른 서울의 한 지역, 1년 전 결혼해 이 집에 전세로 살고 있는 김모씨"를 소개했다.

김씨는 인터뷰에서 "이 집을 샀으면 1억2000만원이 올랐을 텐데…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영혼까지 끌어모으고 저희 가진 돈 합쳐서 샀으면"이라고 했다.

이후 내레이션에선 "결혼할 당시 샀더라면 지금보다 1억원이 쌌을 텐데 지금에야 뼈아픈 후회를 한다"며 아파트 투자를 공부하는 김씨 모습을 비췄다. 집을 사야 한다는 김씨의 말에 제작진이 '그때까지는 아이를 낳지 않고요?'라고 묻자 김씨는 "네"라고 답한다.


● '조작' 소문 퍼지자 그제서야 사과한 'MBC'... ●

그러나 방송 후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 김씨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단체대화방 캡처 화면이 공개됐다. '피디수첩에서 밀레니얼 세대 부동산 관련해 인터뷰하고 싶다고 연락이 와서 고민하다 응했다. 제가 특정 아파트를 매수했다는 부분은 편집하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단체 대화방에서 언급된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의 '특정 아파트'는 매매가 9억원대다.

PD수첩은 이런 논란을 사실상 인정했다. 인터뷰 내용을 입맛대로 끼워 맞춰 편집한 것이다. 제작진은 12일 입장문을 내고 "제작진은 취재 중에 A씨가 인터뷰 하루 전 소형 아파트 매수 계약을 하고 계약금을 지불했다는 점을 인지했다"면서 "A씨 요청에 따라 계약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 시청자 여러분께 혼란을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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