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의 보상책으로 주어져야 할 군축 등 군사적 대결 종식 조치가 북의 비핵화나 상응하는 조치가 거의 진전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우리 측의 선 조치로 비무장지대(DMZ) 전방초소(GP) 및 포병부대 등의 후방 배치에 이어 해병 2사단과 제7기동군단(7군단) 예하 전방 사단 등 전방 핵심부대 후방 철수까지 포함하는 4단계 군축 방안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져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군 당국은 남북 정상의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군사대결 종식 선언’을 추진하며 그 내용으로 ‘DMZ 평화지대화, 군사분계선(MDL) 적대행위 종식’ 등을 포함시킨 것에 대한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보인다.

판문점 합의 이후 대한민국 군은 남북, 장성급군사회담에서 군사적 충돌의 원인인 일체의 적대 행위 중지 등 합의(6월 14일), 한·미 군 당국,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합훈련 중단 발표(6월 19일), 국방부,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 케이멥(KMEP) 무기한 중단” 발표(6월 24일) 등 군사대결 종식 관련 공식 발표가 이어지면서 북은 변화가 없는데 남측 주도의 ‘군사대결 종식’ 조치만 추진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지난 6월 14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장성급 고위회담에서 북한 장사정포 후방 철수 방안 등이 논의됐다는 보도와 이낙연 국무총리의 6·25전쟁 기념사 언급에 대해 국방부는 ‘내부 검토 사안’일 뿐이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하지만 군 당국은 장성급 회담 후 DMZ 10㎞ 이내 지역 새 시설물 공사 중지 등 선제 조치를 취했다. 

이어 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지시로 육군 1·3군사령부를 통합하는 지상작전사령부 창설 시기를 오는 10월에서 내년으로 연기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4단계 군축협상안과 국방개혁 2.0 전면 수정과 연계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남북 4단계 군축 협상안 3, 4단계에 포함될 경기 김포의 해병 2사단과 아시아 최대 기계화부대인 7군단은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전방 핵심부대로 북한의 상응한 조치가 이어질 경우 한반도 안보 지형 변화가 불가피해진다. 유사시 북한 강원도 원산에 상륙하는 부대인 경북 포항의 해병 1사단의 이동은 현 단계로선 포함되지 않지만 부대 성격 변화 등이 예상된다. 해병 2사단은 서해 5도 및 수도권을 방어하는 핵심 전력이다. 

7군단은 유사시 주한미군 2사단 병력까지 모든 전력을 총동원해 평양 진격을 목표로 하는 부대다. 유사시 아파치 공격헬기 부대도 7군단 소속으로 편성되며 대한민국의 나머지 육군 전부와 맞먹는 전력으로 평가받는다. 1개 군단 단위 전력으론 아시아에서 적수가 없고 전 세계 톱3에 속하는 육군의 중핵이다.

게다가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킬 체인(Kill C hain), 대량응징보복체계(KMPR) 등 3축(3K) 체계사업 등의 양산 사업 상당 부분이 중단되거나 축소될 것으로 전해지면서 안보·전력증강체계와 방산업계에 초비상이 걸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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