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캡쳐.


최근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부정선거 의혹을 '음모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 그가 2018.6.21일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 출연해 "선거 패배 이후 인적 청산이 보수가 변화할 기회"라고 말했다.

눈치 빠른 사람은 여기서 알 수 있다. 이 최고위원이 이같은 무리수를 두고 있는 상황에서 부정선거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 최고위원의 정치생명은 끝난다. 반대로 부정선거가 단순 의혹으로 사라질 경우 이 최고위원은 2년전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서 말했던 인적 청산은 물론 그 '키'까지 거머쥘 가능성이 크다.

당시 방송에서 이 최고위원은 8년간 준정치인(일각에서는 정치연습생)인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청년 정치인이 설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 최고위원은 "선거 패배 이후 인적 청산이 보수가 변화할 기회"라면서 거듭 반복해 말했다. 선거에서 져야지 보수가 물갈이될 것이라고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이같은 발언에 더해 지난 27일,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한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변호하는듯한 발언을 했다.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이 '오거돈 부산시장이 성추문으로 사퇴하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같은당인 이준석 최고위원이 "가십거리”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측에서 대응하지 않는 일을 반대당 최고위원인 이준석이 앞장서서 의혹 진화에 나선 것이다. 부정선거 의혹 관련해서도 더불어민주당은 이상할만큼 대응을 않고 있다. 그런데 이마저도 미래통합당 이준석 최고위원이 대신하고 있다.

참 이상한 광경이 보수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이러한 이준석의 대응에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직접 이준석 페이스북에까지 나타나 박수를 보내고 있다. 도대체 이 광경을 어떻게 해석해야하나? 의심을 거둘래야 거둘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손하게 인사하는 이준석.


27일,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한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오거돈 부산시장이 성추문으로 사퇴하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과 관련해 "가십거리”라고 반박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일했던 법무법인이 오 전 시장의 공증을 처리했다는 이유로 청와대나 대통령이 알고 있었다는 주장이야말로 어불성설이다”라는 박지훈 변호사의 주장에 “이걸로 대통령을 엮는 거야말로 가십거리다. 진지하게 토론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동의했다.

이 최고위원은 “유튜버 수준에서 물은 것이지 당이 (오 전 시장과 문 대통령의 연루설을) 묻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이 최고위원의 말한마디로 미래통합당이 해당 사안을 언급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최고위원은 “본인의 진퇴에 관련해서 정말 당과 상의가 없었을까. 만약 오 시장이 그랬다면 굉장히 무책임한 사람이다. 개연성이 떨어진다”며 “장관까지 지낸 인사가 공적 조직이 사안을 대처하는 프로토콜을 몰랐을까. 오 전 시장이 해명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렇듯 이 최고위원의 말은 애써 "가십거리"라면서 문 대통령과 접촉을 부정했지만, 은연중 오 전 시장과 더불어민주당 또는 그 윗선과 접촉 가능성이 있다는 것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 최고위원의 행보를 두고 미래통합당 내부에선 반발 기류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4.15 총선은 부정선거라는 의혹과 관련해 이 최고위원은 음모론으로 치부하고 있다.

이처럼 이 최고위원은 반대 의견을 내는 당내 지지자와 싸우고 있지만 지지자가 더 많아야 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도 크게 분열을 보이고 있다. 보통 페이스북은 자신과 의견이 비슷한 사람과 친구를 맺고 게시물을 공유하는데 게시물을 올리는 족족 반대 댓글이 더 많이 달렸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세월호 이준석선장과 다르게 자신의 배에 탄 승객들을 책임지는 책임있는 어른, 성숙한 정치인이 되길 바란다. 더이상 내 주장만 맞다고 떼쓰는 어린아이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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