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릭 스캇 미국 상원의원(플로리다·공화)은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가 “한국이 중국의 핵우산 아래 들어가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말한 것을 두고 “웃기는 소리(Laughable)”라고 비판했다.

문 특보는 지난 4일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가 주최한 국제안보회의에서 사회를 맡아 진행하며 중국 측 패널에게 “북한 비핵화에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주한미군이 철수할 경우 한국이 중국 핵우산으로 들어가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물은 바 있다.


● "중국이 홍콩을 대하는 것을 보라" ●

스캇 상원 의원은 이 발언을 전해들은 뒤 “웃긴(laughable) 생각이다. 중국이 홍콩에서 하는 행동을 보라. 영국이 홍콩을 반환하기 전에는 시민들이 보장받았던 기본권들을 중국이 통치하면서부터는 인정하지 않는다”며 “단지 중국이 중국을 어떻게 통치하는지 기억하면 된다”고 방송에 말했다.

스캇 상원 의원은 이어 “한국 일각에서는 중국이 핵우산을 제공할 것이라고 믿는 것 같은데, 공산주의 국가 중국이 다른 나라를 방어해준 적이 있느냐”며 “중국은 대만과 홍콩 시민을 위협하는 침략자(Aggressor)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스캇 상원 의원은 또 “한국인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체주의자로서 다른 나라 주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아야 하며, 한국이 중국에 안보를 맡기면 제2의 홍콩이 될 것”이라는 말했다.


● 미 상원 의원들 '중국 야욕' 우려... ●

RFA에 따르면, 다른 상원의원들도 문정인 특보의 주장에 우려를 표했다. 태국 출생인 태미 덕워스 상원의원(일리노이·민주)은 문 특보의 발언을 듣고 “중국이 동북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매우 우려한다”며 “이 때문에 미국은 한국·일본과 강력한 동맹을 유지하고, 이 지역에 미군이 계속 주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쉬 홀리 상원의원(미주리·공화)도 문 특보의 주장을 전해 듣고는 “한국과 미국이 갈라서는 것은 서로에게 매우 좋지 않다”며 “한미동맹을 더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4일,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가 개최한 국제회의에서 사회를 맡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만약 북한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중국'이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하고 그 상태로 북한과 협상을 하는 방안은 어떻겠느냐"고 중국 측 참석자에게 제안했다.

이는 일각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상왕이라고 불릴 정도의 영향력이 있는 문 특보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 그 파장이 클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미국이 건재히 있는데 대놓고 주한미군 철수를 가정하면서 중국에 우리 안보를 맡기면 어떻겠냐고 '대통령 안보특보'의 직함으로 중국 측에 물어봤기 때문이다.

2017.12.15 문 대통령은 베이징대 강연에서 중국을 '대국'이자 높은 산봉우리로 높여 불렀고, 우리는 '소국'이라면서 "한국도 작은 나라지만 책임 있는 중견 국가로서 그 꿈(중국몽)에 함께 할 것"이라고 문 특보와 비슷한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한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문 특보와 같은 자리에 있었지만 문 특보의 제안에 별다른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강 장관은  기조연설에서 최근 북한의 잇단 미사일·방사포 도발과 대미(對美) 압박 발언에 대해 "그 어떤 상황에서도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에 대해 찰스 쿱찬 조지타운대 교수 겸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한반도에 전쟁이 100% 없을 거라고 너무 확신하지 말라(don't be so sure)"고 지적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