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중국 공안이 몰래 탈북 브로커의 뒤를 밟아 탈북을 시도하는 북한 주민 20여 명을 체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에는 12살 어린이와 70살 노인도 포함 됐으며, 이들 모두 강제 북송 위기에 처한것으로 알려져 탈북민 가족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보도에 따르면, 탈북민 김모씨의 아들과 딸, 노모가 지난달 18일 중국 선양에서 공안에게 붙잡혀 현재 중국 안산시 구치소에 수감됐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지난 4월 27일 7명의 탈북민이 선양에, 지난 달 25일 4명이 백산시에 수감됐으며 이들포함 체포된 탈북민은 총 2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해당 보도와 관련해 "탈북민들이 강제 북송되지 않고 희망하는 곳으로 안전하고 신속하게 갈 수 있도록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형식적인 답변을 했다.

그러나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는 관련 사항을 인지한 즉시 필요한 조치를 취해오고 있다"면서도 "다만 상세 내용은 탈북민의 신변 안전, 주재국과의 외교관계 등을 감안해 대외에 공개할 수 없는 점을 양해 바란다"고 했다.

결국 북한 눈치보느라, 이들의 '자유'를 향한 몸부림이 실패와 죽음으로 끝나게 생겼다. 이들중 어린 소녀의 가족은 대한민국 땅에 따로 남겨져 생이별을 경험하게 될 비극에 놓이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님, 언제까지 이들의 생이별을,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외면하시렵니까? 부디 북한 김정은 정권 눈치 그만 보시고, 그 밑에서 고통당하는 인민을 보시길 바랍니다"


4일, 천기원 두리하나선교회 목사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러시아 국경수비대에 붙잡힌 탈북민 4명은 북한에서 러시아 불라고베센스크로 파견된 건설근로자들로 한국행을 위해 몽골 입국을 시도하다 발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 외교부의 조치로인해 중국으로 추방당한 탈북민... '강제 북송 위기' ●

천 목사는 "지난달 29일 우리 외교부에 러시아 당국에 체포된 탈북민들의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어떤 답변도 받지 못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렇듯 우리 당국이 탈북민 구조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천 목사는 "이들은 지난 2년간 우리 정부 측에 한국행을 도와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했는데, 정부가 확답을 주지 않아 결국 자력으로 국경을 넘으려다 체포된 것"이라면서 "이번 정부 들어서 탈북민들이 한국에 오기가 너무 어려워졌다"고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탈북민을 돕기 위해 유엔난민기구(UNHCR)에 접촉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왜 UNHCR을 통하는 것이냐'는 질문엔 "나라마다 탈북민 구조 방법이 다른데 러시아에선 UNHCR을 통하는 게 통상적인 절차"라고 했다.

하지만 인권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부가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인 탈북민 구조 요청을 국제기구(UNHCR)에만 하는 건 비상식적"이란 지적이 나왔다. 정말 의지가 있다면 러시아 당국과 직접 교섭해야 한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지난 1일 베트남에서 체포된 탈북민 3명이 중국으로 추방되는 것을 막지 못한 데 대해선 이날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며 "손 놓고 있었던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주베트남 한국 대사관은) 사건 발생을 인지하고 베트남 당국에 탈북민의 강제 북송 금지를 요청했다"며 "이 같은 노력 때문에 이들이 북송되진 않고 중국으로 추방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중국 공안에 잡히면 이들은 북송될 가능성이 크다. 전직 외교관은 "우리 정부가 더 노력했으면 체포된 탈북민을 중국이 아닌 베트남 안으로 데리고 들어올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 언론 해명 요구하자, 외교부 "보도 자제해달라" ●

언론의 해명 요구가 빗발치자 외교부는 이날 오전 보도를 자제해달라며 '비보도' 브리핑을 제안했다. 기사화되면 탈북민 신변 안전이 우려된다는 이유였다. 전직 외교부 관리는 "탈북민 안전 확보에 실패해놓고 그런 말을 하면 누가 납득하겠느냐"고 했다. 외교부는 취재진의 거센 항의에 제안을 철회했다. 외교부가 자신들의 부실했던 탈북민 구조 활동에 대한 보도를 감추려 한다는 말도 나왔다.

탈북민 구조 실패가 잇따르자 일각에선 "외교 당국이 청와대의 남북 대화 중시 기조를 지나치게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북한이 불쾌해하는 탈북민 이슈가 부각돼 남북 대화에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북한 인권, 탈북민 이슈에서 '저자세 외교'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지적은 막연한 추측이 아니라 실체가 있는 분석이다. 최근 미 국무부는 '2018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내면서 문재인 정부가 탈북민의 대북(對北) 비판 활동을 줄이려 했다고 지적했다. 국무부는 이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가 작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탈북자들에게 북한 비판을 못 하게 하는 등 탈북자와 북한 인권 단체를 압박했다고 했다. 또 통일부는 최근 탈북 지원단체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중단했으며, 대북 전단 살포 등 탈북 단체의 각종 활동을 제한하고 있다. 정부는 북한인권재단 설립을 더디게 진행했고,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자리도 1년 넘게 공석으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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