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제10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을 개최한 남한과 북한은 비무장지대(DMZ)에서 시범철수를 추진 중인 최전방 감시초소(GP)의 병력·장비 철수와 완전 파괴 작업을 11월 말까지 끝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는 그동안 수차례 지적 돼 왔던 불균형 논란(북한 GP 160개. 대한민국 GP 60개)에 근거해 '안보 자살행위'라는 우려섞인 지적이 나오고 있다.

GP철수에 균형을 맞추는 건 덧셈 뺄셈만 할 줄 알아도 가능하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산수도 어려운 건지 그동안 미진했던 남북 군 정상회담 합의를 더 날쌘 '개'로 갈아치우면서 북한이 매우 흡족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7월 31일에 열린 남.북 군장성회담 직후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은 GP철수 합의에 대해 "당연히 상대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 이를 손바닥 뒤집듯, 신임 국방부 장관인 정경두는 그냥 덥썩 합의했다.

이렇듯 남.북 군 장성회담 내내 불만이었던 북측 군 간부들이 이번에는 입이 귀에 걸려 돌아간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북측 수석대표인 안익산 중장(한국군 소장급)은 회담 종결회의 발언에서 “오늘처럼 북남(남.북) 군부가 속도감 있게 제기된 문제들을 심도 있고 폭넓게 협의하고 견해를 일치시킨 적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북남(남.북) 군부가 수뇌분들의 뜻을 받들어 서로 존중하고 이해한다면 민족의 기대에 부합되게 얼마든지 잘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또 입증했다”고 매우 흡족한듯 말했다.

이로써 대한민국의 북측 감시망 5분의 1을 그냥 냅다 버리게 됐다. 대한민국 군대는 어떤 대책을 가지고 이런 합의를 한 걸까? 신임 국방부 장관에게 그 대책을 듣고 싶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