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노총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항연맹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4시쯤 민주노총 소속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지부장 이모(51)씨는 자신을 못 알아봤다고 화력발전소 경비초소를 찾아가 경비원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뒤늦게 논란이 일자, 이 노조지부장은 경비원들에게 사과했지만 "정규직 노조위원장인 자회사 노동자에게 갑질을 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씨는 경비원들에게 "커피 한 잔 줘! 중대장 오라 그러고. 이 새x들이 진짜! 당신을 하는 게 뭔데?" "몇 살이야" "내가 갑질 같아?" "아 씨x, 진짜. 죽여버릴 테니까" 등 10여분 간 폭언과 욕설을 했다.

이씨는 당일 오전 자신의 직장인 울산화력발전소에 차를 타고 출근할 때 경비원들이 신원 확인을 요구한 것에 불만을 품고 이런 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비반장 등에게 "내 얼굴 몰랐냐" "그렇게 유도리(융통성)가 없느냐"며 다그쳤다.

이 발전소는 3000메가와트(㎿) 규모로 국가보안등급 나급 국가 중요시설로 분류돼 신원이 확인돼야 출입이 가능하다. 방문객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은 경비원들의 임무다.

경비원들은 당일 오후 초소로 찾아온 이씨에게 규정에 따라 신원 확인을 했다고 설명했지만, 이씨는 폭언을 반복했다고 했다. 논란이 일자 민주노총 관계자는 "이씨가 욕설한 사실을 인정하고 이튿날 경비원들을 찾아가 사과했다"고 주장했다.

울산화력발전소는 민노총 소속 노조와 한노총 소속 노조 등 정규직 복수노조가 있다. 폭언을 당한 경비원들은 자회사(비정규직) 직원들로 한노총 소속이다.

한국노총 전국공공산업노조연맹은 "민주노총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처우 개선을 위해 7월 3일 공동파업을 준비중이라면서 현실에선 정규직 노조위원장이 자회사 노동자에게 갑질을 했다"며 "겉과 속이 다른 이중적인 행태"라고 했다. 연맹은 "지금이라도 진정성있는 공개 사과와 가해자에 대한 처벌, 모회사의 자회사직원에 대한 갑질 행위가 근본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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