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은행연합회는 변동금리 대출 상품의 기준금리로 사용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COFIX)를 잔액 기준 연 1.83%, 신규취급액 기준 연 1.82%로 각각 공시했다. 이는 전달보다 각각 0.03%포인트 오른 수준이며 잔액 기준으로는 9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의 기준금리가 10년 만에 연 2%대에 올라서면서 국내 대출금리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올해 안에 두 차례 더 기준금리를 올릴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내 대출금리 상승 속도가 빨라지면서 가계의 빚 상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예‧적금 등 수신상품의 금리를 가중 평균한 값으로, 변동대출 상품 금리의 기준으로 사용된다. 

코픽스가 오르면서 은행들의 변동대출 금리도 함께 오르게 됐다. KB국민은행은 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연 3.49~4.69%에서 오는 18일부터 연 3.52%~4.72%로 0.03%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신규취급액 기준의 경우도 연 3.33∼4.53%에서 연 3.36∼4.56%로 올리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연 3.20~4.20%에서 18일부터 연 3.23~4.23%로, 신규취급액 기준은 연 3.19~4.19%에서 연 3.22~4.22%로 각각 0.03%포인트씩 올린다. 다른 은행들도 코픽스 금리가 오른 만큼 주담대 금리를 올린다. 

대출금리 상승은 올해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국내 시장금리가 오르고 대출금리도 동반 상승하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시장금리 상승세는 뚜렷하다. 은행들이 5년 고정 이후 변동금리로 내주는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정할 때 기준으로 사용하는 시장금리는 ‘금융채 AAA등급 5년물’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는 지난해 초 연 2% 내외였지만 최근엔 연 2.683%(15일 기준)까지 올랐다.

은행권에서는 지금 같은 상황이면 올해 안에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5%를 넘어서고, 고정금리형 대출도 한은 기준금리 인상 정도에 따라 최고 연 6%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한다. 

대출금리가 상승하면서 가계 이자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가계의 이자부담이 2조3000억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한은이 예금은행 잔액기준 변동금리 대출 비중(65.8%)을 적용해 계산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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