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9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보다 더 주목을 받는 검색어가 등장했다. 다름아닌 '퓨마' 관련 검색어 였다. 이날 서대전역에서 3㎞ 떨어진 도심권 동물원에서 탈출한 퓨마는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지휘 하에 이뤄진 4시간 30분 간 추격 끝에 결국 사살됐다.

그러자 19일 정오 무렵 네이버 검색어 순위에선 '퓨마 사살'이 '평양 공동선언'을 앞질렀다. 전날 또 다른 포털 사이트에서도 '남북 정상회담'이 7만번 검색되는 동안 '퓨마'는 36만5000번 넘게 검색됐다. 무려 5배 차이다.

사실, 윤영찬 청와대 홍보수석이 몸담았던 네이버에선 개인 기업인지 청와대 소속 기관인지 구별이 안갈 정도로 네이버 홈페이지 전면에 정상회담 관련 영상 및 기사로 도배했다. 심지어 네이버 홈페이지 전면에서 정상회담과 무관한 것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그리고 모든 방송사가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합의 결과를 생중계했다. 심지어 카카오톡도 정상회담 관련 광고 메시지를 전송했다. 온 나라가 정상회담으로 '도배'되고 있던 이 때 퓨마가 우리에서 탈출했다가 갑작스레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까지 개입하면서 NSC가 지휘 한 포획 작전 끝에 결국 사살됐다.

그런데 이를두고 말이 많다. 북한 핵실험, 대형 재난 때 가동되는 조직인 NSC가 동물 수색에 나선 것은 극히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이를두고 청와대가 대중의 이목이 남북정상회담이 아닌 엉뚱한데 쏠리자 이와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 아니냔 의혹이 일고 있다.

덩달아 여론은 정부의 빠른 대처를 칭찬하기 보다 다친 사람도 없었는데 '왜 죄 없는 퓨마를 죽였느냐'는 동정론이 극에 달했다.

이런 반응은 이튿날인 19일에도 계속됐다. 퓨마 주검 사진에는 '가엾어서 눈물이 났다'는 댓글이 수백개가 달렸다. 퓨마의 생전 사진을 올리며 추모하는 이들도 많았다. 심지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전국의 동물원 폐쇄하라'는 청원 글이 올라와 3만명 넘는 사람이 동의하기도 했다.

동정론에서 이어진 비난 여론은 곧장 책임론으로 번졌다. "최종 사살 명령은 청와대 NSC 지휘로 내려졌다"며 대전시 관계자의 말이 보도되는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사살 조치는 현장에서 결정했다. 청와대가 명령한 게 아니다"라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여러모로 의혹 투성이인 소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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