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특검팀으로부터 수사관 파견 요청을 받았냐’는 질문에 “아직 공식 요청이 안 왔다”고 답했다. 하지만 특검팀 대변인을 맡은 박상융 특검보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이미 지난주 경찰청에 10여명을 보내달라고 요청을 했는데 무슨 말이냐”고 반박했다.

특검법상 공무원 35명, 특별수사관 35명을 파견받을 수 있는 특검팀이 정작 ‘김씨를 직접 수사한 서울경찰청 소속 수사관을 보내달라는 요청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이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의 입을 통해 나온 것이다.

이를두고 지난 21일, 문재인 정부가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을 발표함에 따라 검.경 힘겨루기의 불똥이 허익범 특검으로 튄 것이 아니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이번 허 특검이 맡은 드루킹 사건에 문 정부 인사가 대거 연루돼 있어, 검.경 둘다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다.

앞서 경찰에 모든 사건에 대한 1차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이 주어지고, 검찰의 수사 지휘권은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이 발표됐다.

또한 지난 11일 허 특검은 “검사 12명을 보내달라”고 법무부에 요청했지만 20일이 되어서야 파견검사 10명 명단을 통보받았다. 법무부와 검찰은 문 정부의 ‘적폐청산 수사’에 인력을 집중 투입한 상황이어서 특검의 파견 요청에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두고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국정농단 사건 당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수사기관에 인력 파견 요청을 하면 검경이 즉각 대응했는데, 이번엔 파견 요청한 지 일주일이 훌쩍 지나서야 법무부가 파견검사 10명 명단을 통보했다”면서 “이번 특검은 시작부터 영 아니다”고 말했다.


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법무법인 산경 사무실에서 '드루킹' 김동원 씨 등 더불어민주당원 포털 기사 댓글 여론조작 사건 특별검사로 지명된 허익범 특검(59·사법연수원 13기)은 '실세 정치인으로 불리는 분(김경수 민주당 전 의원, 경상남도지사 후보)이 수사 대상에 포함됐는데 어떻게 조사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권 실세라도 필요하면 수사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날 허 특검은 '특검 수사가 빈손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우려에 "수사라는 게 살아있는 유기체 같다. 쉬운 수사가 어디 있겠냐"면서도 "쉽지 않으니까 특검을 임명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실세 정치인으로 불리는 분(김 후보)이 수사 대상에 포함됐는데 어떻게 조사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허 특검은 "원론적인 말밖에 할 수 없다"면서도 "필요하면 조사하는 것이고, 필요성 여부는 수사를 개시했을 때 밝힐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별검사보 등 인선에 관해서 허 특검은 "순조롭다고 할 수는 없지만, 특검보 인선이 예상보다 진척이 있다"며 "같이 일하고자 하는 의욕이 있으신 분들이 의외로 많이 있었다. 바로 수락하신 분도 있지만 1~2일 고민하겠다는 의견을 표한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오늘 내 인선을 마무리하기는 힘들다"면서 "팀을 잘 꾸려보려 한다"라고 전했다.   

'과거 인연이 있는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허 특검은 "현직에 있을 때 인연이 있던 사람에게 연연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사건의 특성이 있으니 다른 분보다 (잘) 적응하고 파헤칠 수 있는 분이 있다면 제가 알고 모르고가 중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허 특검이 후보 6명을 특별검사보로 추천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이 가운데 3명을 임명한다. 현재 접촉하고 있는 특검보 후보 중 일부는 이미 합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허 특검은 파견검사 13명도 지원받을 수 있다. 

조만간 법무부와 검찰에 파견 요청할 계획이다. 특검 사무실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보안을 고려해 2~3곳 정도를 염두에 둔 상태다. 사무실 등 시설이 갖춰진 후 수사 기록을 넘겨받아 본격 검토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4시 허 특검은 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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