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24일(현지 시각)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기업인들과 만나 “중화인민공화국을 대하던 미국의 소극적이고 순진한 나날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이는 중국 공산당의 위협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방침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개막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미국은 마침내 우리의 삶을 위협하던 공산당의 활동에 눈을 떴다”며 국제사회는 물론 중국 공산당이 미국 내에서 벌이는 ‘국제 질서 재편성’ 활동을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미국에 진출시킨 관영언론사들을 통해 미국 내 12개 이상 도시에서 영어와 중국어로 선동·선전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모두 미국에 불리하고 중국 공산정권을 두둔하는 내용들이다.

또한 금융기관, 대형 호텔 체인의 온라인 시스템을 해킹해 미국인들의 신상정보를 빼돌려 축적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 공산당의 침투에 무방비로 당한 것은 그간 미국 정치권이 중국의 공산정권에 대해 너무 순진했기 때문이라고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설명했다.

그는 2001년 미국이 “최대한의 양보와 특혜를 베풀어”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시켰음을  언급하며 중국 경제가 발전해 민주화 의식이 높아지면 중국 공산당이 민주화를 진행하리라 기대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 사이 중국의 수많은 인권 유린 문제를 과소평가하고 미국 경제의 전 분야를 잠식한 광범위한 기술도용에 대해서도 묵인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타고난 낙천주의와 소련 공산주의에 대한 승리 경험에서 탄생한, 매우 미국적인 발상이었다”며 “불행히도 매우 순진한 생각이었음이 판명됐다”고 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는 더 이상 중국 문제를 순진하게 접근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공격 대상은 중국인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이라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덧붙여 “이 연설은 향후 몇 주 동안 나올 중국에 도전하는 여러 연설 가운데 첫 번째가 될 것”이라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윌리엄 바 법무장관 등 다른 고위 관리들도 중국과의 전선(戰線)에 동참할 것임을 시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의 중국 책임론을 거론하며 중국 공산당을 향해 “중국의 미친놈들이 수백 만 명의 사상자를 낸 바이러스의 책임이 자신들이 아니라는 성명을 냈다"면서 "누군가 이 얼간이(공산당)에게 전 세계적 대량 살상을 일으킨 것은 바로 중국의 무능함 때문이라고 설명해줘라”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이 특정인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궈웨이민(郭衛民)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대변인을 거론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궈 대변인은 20일 화상 기자회견에서 “일부 미국 정치인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왔다며 책임을 전가하려고 하지만 그들의 시도는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1일부터 열리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에 대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은 중국다웠다. 전체주의 정권의 본질은 전혀 새로운 게 아니다”라며 중국이 코로나19의 정보를 세계에 모두 공유하지 않고 샘플을 폐기한 사실을 지적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이 코로나19 발원지에 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독립 조사를 요구한 호주에 보복 관세를 부과한 것도 비판했다. 그는 “단순히 기원 조사를 요구했다는 것만으로 보복을 가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이 투명성을 지켰다고 강조했지만 지금도 중국은 국제사회의 조사를 막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런 형태의 기자회견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18일 시 주석이 “세계 코로나19 피해국을 위해 WHO에 20억 달러를 내겠다”고 한 것을 두고 “중국이 세계에 끼친 손해와 비교도 할 수 없는 만큼 적은 금액”이라며 말했다. 중국에 대한 천문학적 소송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비해 터무니없는 금액이라는 지적이다. 지난달 24일, 중국에 우한폐렴(코로나19) 피해에 대한 실질적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 금액이 3경2032조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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