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일본에 단호하게 대응하는 것이 내년 총선에 유리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가 유출된 것과 관련해 “한·일 갈등 관련 여론조사 보고서는 적절치 못한 내용이 적절치 못하게 배포됐다”고 해명했다.


● 민주당 총선 승리를 위해... 국민의 반일 정서 이용 ●
  
민주연구원은 입장문을 내고 “충분한 내부 검토 절차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부적절한 내용이 나갔다. 관련자들에게 엄중한 주의와 경고 조처를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연구원은 한·일 갈등을 선거와 연결짓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당이나 연구원의 공식 입장이 아닌 조사 및 분석보고서가 오해를 초래하지 않도록 보다 신중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SBS는 전날 민주연구원이 여당 의원들에게 보낸 ‘한일갈등에 관한 여론 동향’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보고서는 일본의 무리한 요구에 타협하지 않고 단호하게 맞서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면서 민주당 지지층뿐만 아니라 중도, 무당층과 50대인 스윙층도 그런 의견이 다수라고 적시한 뒤 원칙적 대응을 선호하는 여론에 비추어 볼 때 총선 영향은 긍정적일 것이라 적었다. 여당 지도부 중심으로 이뤄진 자유한국당에 대한 친일 비판은 지지층 결집 효과는 있지만, 확대 효과는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 국민은 한·일 경제전쟁으로 생업에 지장이 있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마당에... 민주당은 정치에 이용... ●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ISOMIA·지소미아) 폐기가 사실상 여론의 호응을 받고 있다는 보고서가 (민주당에) 있고 그에 따라 여권 내에서, 또 어제 외교부 장관까지 지소미아 파기 가능성을 언급했다”며 “이 정권과 집권세력, 여당은 자신들의 총선을 위해 안보를 팔아버렸다. 국민의 목숨과 안전을 팔아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소미아 파기와 같은 언급은 아예 앞으로 여권 내에서 나오지 않도록 청와대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해임을 요구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연구원 보고서를 언급하며 “국민은 한·일 경제전쟁의 불똥이 생업에 어떻게 불똥이 튈지 전전긍긍하고 있는 마당에, 청와대와 민주당은 이 사태를 내년 총선까지 끌고 가려는 속셈을 내비친 것인가”라며 “민주당의 공식 사과가 필요하고, 양 원장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27일, 인터넷 매체 ‘더팩트’는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정식집에서 4시간 이상 독대했다”며 두 사람이 식당에서 나와 인사를 나누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날 서 원장은 반주를 곁들인 식사를 마친 후 이날 오후 10시 45분경 식당을 나와 양 원장과 이야기를 나눈 뒤 어깨를 토닥였다. 양 원장은 90도로 인사하며 서 원장을 배웅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양 원장과 국정원 수장인 서 원장이 비공개 만찬을 가진 것이다. 서 원장과 양 원장은 여권의 핵심 실세들의 모임인 ‘재수회(再修會)’를 통해 교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대선 후 ‘문재인을 재수시켜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모임’이란 뜻으로 결성된 재수회는 문 대통령을 막후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조윤제 주미 대사, 민주당 박광온 의원, 신현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 등이 주요 멤버다.

이같이 정치적 목적이 뚜렷한 집단이 국가정보원 수장을 만난 것을 두고 여러 의혹이 불거졌다. 야권은 서 원장이 내년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전략 수립을 총괄할 양 원장을 만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국회 정보위원회 개최 등을 통해 국정원의 정치 개입 가능성을 따지겠다고 밝혔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둘의 만남이) 만약 총선과 관련됐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했고, 나경원 원내대표는 “서 원장은 양 원장을 왜 만났고 어떤 논의를 했는지 밝히고, 민감하고 부적절한 논란을 빚은 것을 사과하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과거 국정원의 총선 개입이 떠오르는 그림이다. 즉시 국회 정보위를 개최해 사실관계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철저한 정치적 중립을 요구받는 국정원장은 애초 오해를 사지 않는 신중한 행동을 보였어야 한다. 한 치의 의혹이 남지 않도록 입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 원장은 이날 2차례에 걸쳐 입장문을 내고 “그날 만찬은 독대가 아니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들이 함께한 사적인 모임”이라며 “민감한 얘기가 오갈 자리도 아니었고 그런 대화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식사비 15만 원은 현금으로 내가 냈다. 남들 눈을 피해 (국정원장과) 비밀회동을 하려고 했으면 강남의 식당에서 모이지도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서 원장은 이날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개최한 학술대회 축사차 방문한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도 참석했다.

한번 낙마했던 문재인을 다시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였던 재수회의 수장 양정철이 서훈 국정원장을 만난 이유가 뭘까? 총선이 1년도 안남은 상황이라서 그런건가? 내로남불식 정치가 과연 어디까지 갈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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