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정부가 비무장지대(DMZ) 평화지대 조성을 전제로 전방 일반 전초(GOP) 등에 자리한 98개 군사 주둔지 철수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국방개혁 2.0에 따라 소규모 부대를 대대급 이상으로 통ㆍ폐합할 예정이었지만 남북 간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전방부대를 모두 철수 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전해졌다.
쉽게 말해 이렇게 될 경우, 해군. 공군만 신경쓰면 될 것을 보병 그리고 탱크가 그대로 남하 할 수 있는 길을 그대로 열어주는 꼴이된다. 더군다나 4.27 판문점 선언을 어긴 북한에게 이러한 조치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다.
이날 이 관계자는 "지난달 20일 국방부 군사시설기획관 등 실무자들이 송영무 국방부장관에게 DMZ일대 평화지대화를 가정한 부대재배치안을 보고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북한이 싱가포르 북ㆍ미 회담 이후에도 영변 핵시설과 미사일 엔진시험장 등을 정상 가동하는 상황에서 섣부른 군사적 '후퇴'가 아니냐는 비판 정도가 아니다. 아직 적군인 북한에게 그대로 남한 땅을 가져라는 일종의 손짓이 되는 셈이다.
북측이 예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가운데 우리 군 당국은 8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 (UFG) 등을 북한이 공식적으로 원한 것도 아닌데 스스로 취소한 것과도 대비된다.
애초 국방부가 계획한 국방개혁안은 안보상황 변화에 따라 예산낭비를 최소화한다는 데 방점이 찍혔다. 국방개혁안대로라면 대대급이상 2035개 부대는 318개를, 대대급이상 주둔지 1031개는 237개를 줄인다. 지난해부터 2026년까지 부대 개편에 들어가는 비용만 3조원에 달한다. 국방부는 부대개편을 위해 특별회계 예산과 미활용 주둔지를 매각할 경우 예산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부대 내 건물 신축을 최소화하고 기존 건물을 보수할 경우 예산을 더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더군다나 여호와의 증인 등, 병력거부에 길을 열어준 상태라 대한민국 안보는 총체적 위기를 맞게 되었다. 평화를 거부할 사람은 왠만해선 없다. 그러나 평화가 유지되려면 최소한의 방어선을 지킬 힘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 최소한을 이번에 버리기로 할 작정인 듯 하다.
또한 현재 대한민국 정부가 일방적으로 남북 간 DMZ일대 평화지대화 조성을 강조하면서 국방개혁안은 모두 뒤짚혀야 할 상황이다. 북한이 공식적으로 제안한 건 아무것도 없는데도 말이다.
작전 개념상 최전방은 전투지역전단(Forward Edge of Battle AreaㆍFEBA) 알파(A), 브라보(B), 찰리(C), 델타(D)로 나뉜다. 이 가운데 FEBA 알파는 DMZ에서 5~10여㎞ 떨어진 곳으로 민간인통제선 내 지역에 우리 군 주둔지 98개가 위치해있다. DMZ와 가장 근접한 이곳에는 수색대대와 포병대대, 정보부대 등이 배치돼 있다.
국방부는 K-9자주포가 배치된 포병부대 등 알파지역 부대까지 후방으로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군 당국은 알파 지역에 올해 계획돼 있거나 내년 예산에 반영된 시설 신축공사 일정을 최근 잠정 보류했다. 안보에 타격이 큰 심각한 결정이다.
남북관계 진전으로 안보 상황에 큰 변화가 오면 최전방 지역의 군사시설에도 변동이 생길 수 있고 현재 계획된 일정대로 신축공사를 시행하면 나중에 철거해야 하는 등 '매몰비용'이 크게 발생할 것에 대비한 것이다. 현재 중단하거나 보류한 사업비는 2189억원이다. 추가로 2020년 이후 GOP부터 브라보 지역까지 신축공사 사업비 4268억원을 보류할 경우 6457억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과연 이 돈이 무슨 소용일까?
김진형 전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부장은 "북한이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지는 것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주둔지 철수는 말이 안된다"면서 "평화모드가 이어져도 군이 무장해제를 하는 것은 성급한 조치"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국방의 의무를 지니고 군 복무를 마치고 온 이들에게 이해 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념을 넘어 큰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