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프로그램에서 출연진이 김어준을 비판했다가 김어준 팬들의 비판이 일자 다시 출연시켜 사과시키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홍성일 서강대 언론문화연구소 연구원은 지난달 31일 KBS 1TV '저널리즘토크쇼J'에 출연해 "이용수 고문이 개인적 의견을 표명하는 데 많은 분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게, 그게 어때서요?"라면서 "김어준씨가 이용수 고문의 고립을 노리는 것은 아닌가요"라고 지적했다.

이는 김어준씨가 TBS '뉴스공장'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에 대한 음모론을 퍼트린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김 씨는 "기자회견문을 읽어보면 이 할머니가 쓴 게 아닌 게 명백해 보인다. 냄새가 난다. 누군가 왜곡에 관여하는 게 아니냐."라고 음모론을 퍼트렸다.

요즘 KBS의 시청률은 역대 최악이다. 심지어 뉴스 프로그램이 유튜브 방송보다 시청률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런데 그마저 시청하던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문빠)들이 KBS 1TV '저널리즘토크쇼J'에 출연한 홍 연구원의 발언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문빠들은 "기레기 까라고 앉혀놨더니 본인이 기레기짓을 하고 있다" "새로운 시대의 참 언론인 김어준에 대한 열등감이 적나라했다" "저널리즘토크쇼가 공장장(김어준)을 욕한다고? 역겹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고, 프로그램 팬카페에는 "유명 스피커를 까면 본인도 멋있는 줄 아는 '자뻑'"이란 글들이 올라왔다.

이에 KBS 저널리즘토크쇼J 제작진은 지난 3일 '김어준 저격 이후 J와 홍성일의 입장'이란 제목으로 유튜브 실시간 방송에서 홍 연구원을 다시 출연 시켜서 직접 사과하도록 했다.

홍 연구원은 이날 "송구스럽다. 저의 부족한 토론 때문"이라며 "제가 봐도 밉상이더라, 반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어준씨가 이용수 고문에 대한 존중이 약했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그 부분을 논리적으로 치밀하게 조직했으면 좋았겠지만, 저의 역량 부족"이라고 말했다.

진행자 최욱은 이날 "실망하셔서 그런지 채팅창에도 많이 안 들어와 계시고, 지난 방송 시청률도 낮았다"며 하소연 하기도했다. 실제로 해당 회차 시청률은 2.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평소보다 낮았다.

심지어 제작자인 김양순 팀장은 성난 문빠들에게 "김어준씨가 배후론이나 음모론, 이런 말씀 안 하셨다는 거 다 알고 있었다"며 "조·중·동이 프레임을 짜서 쓰지도 않은 용어를 가지고 부풀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라고 달래듯 말했다.

이같은 해프닝이 벌어진 이유는 KBS 저널리즘토크쇼J 첫 방송 이후 줄곧 유지해온 모토가 문재인 스피커였다. 이는 강유정 평론가의 고백에서 알 수 있다. 강 평론가는 이날 "보수언론의 과도한 프레임과 획책에 반응하는 것이 저희의 중심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다보니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금기시하는 것은 물론 문 대통령의 스피커인 김어준을 비판하는 것까지 금기시 되었고 이같은 결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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