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 시각), 중국의 경제를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지난 4~5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각국 주요 기술 기업들을 불러 미국의 대(對)중 압박에 협조하지 말라고 협박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화웨이 제재 조치에 협력하면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은 것이다.

WSJ에 따르면, 발개위는 이들 기업에 다변화 차원을 넘어서는 중국 내 생산의 해외 이전 움직임 또한 "강력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WSJ는 중국 상무부와 산업정보기술부 관계자들도 면담에 참석했다며, 중국 최고 지도부가 이번 면담의 주최를 직접 승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발개위가 부른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미국의 퀄컴·마이크로소프트·델, 영국의 ARM, 핀란드의 노키아 등이다. 발개위는 특히 미국 기업들에게 트럼프 행정부의 거래제한 조치에 따라 중국 기업들을 배제하면 "영구적인 결과"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 내 친(親)중 로비 활동 강화를 대놓고 압박했다. 

미국을 제외한 제3국의 기업들에게는 지금처럼 중국 기업들과의 거래를 이어가면 불리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식재산권 보호와 열린 무역도 약속했다. 발개위와 면담한 기업들은 모두 관련 문의에 답변을 거절했다. 

중국 정부는 연일 강경 발언을 내놓으며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화웨이 전선에 맞서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신뢰할 수 없는 외국 기업 명단을 곧 발표하겠다"며 기업들을 겨냥한 조치도 예고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반(反)화웨이 전선 동참에 대놓고 선을 그은 바 있어 삼성과 하이닉스는 더욱 곤경에 처할 것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의 화웨이 5세대(5G) 통신장비 거래 중단 요구와 관련해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더라도) 한미 군사안보 분야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렇듯 지도자의 잘못된 선택으로 국가의 기둥을 담당하고 있는 기업들 마저 흔들리고 있다. 선택은 멋대로하고 책임은 지지않는 자를 지도자라 볼 수 있을까? 다가올 후폭풍이 두렵기만하다.

4일, 대한민국 외교부 출입기자단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 외교부 당국자가 문재인 정부를 향해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한다"고 협박하듯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 당국자는 '한·중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 이후 미·중 갈등이 한·중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질문에 "한국 정부가 이 문제를 정확히 봐야 한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이 당국자는 "사드 갈등 이후 양국 관계가 정상적인 관계로 발전하는 게 쉽지 않았다"면서 "새로운 변수가 생기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에서 중국에 대한 자문을 요구하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면서 "미국이 원한다고 해서 동참하는 게 아니라 '옳고 그름'을 한국 정부가 판단하고, 한국의 기업이 판단해야 한다"고 강요했다.

그러면서 "어떤 양국 관계에서나 어려운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지만 이런 우여곡절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며 "그것이 우리가 바라는 방향"이라고 넌지시 말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최근 미국 상무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를 거래제한 기업 목록에 올린 뒤 한국에 '화웨이 제재 전선'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한 것을 지목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대한민국이 미국의 요청에 따라 화웨이 제재에 동참할 경우 사드 보복 사태와 같은 경제 보복 조치가 있을 수 있음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자, 문재인 측근들은 중국몽에 빠져 있는 문 대통령을 깨워야 할 때가 왔다. 더이상 팔짱끼고 멀리서 불구경 하듯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란 말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미국이냐 중국이냐 어느쪽이든 선택해야 된다. 물론, 둘중 어느쪽을 선택하든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부디 선택의 기로 앞에서 몽상가처럼 꿈꾸지 말고, 실리적인 선택으로 국민을 덜 힘들게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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