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지난해 6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1000명여 모인 장면. 해당 시기에 수도권 코로나 확진자는 100명이 넘었다. 이번 행사와는 무관.
4일 오전 광주광역시 망월공원묘지 민주열사묘역에서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 관계자들이 시무식을 열고 있다. 사진으로 확인된 참가는 최소 79명이다.



우한폐렴(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1000명 선을 넘나드는 상황에서 민노총 부산지역본부는 지난 4일 경남 양산에 있는 솥발산 공원묘원에서 시무식을 열었다. 민노총이 공개한 시무식 사진에 드러난 참가자는 100명 남짓이다. 민노총은 지난해 6월에 확진자가 100명을 넘었을 때에도 1000명 넘게 모인적이 있다.

사진으로 확인된 최소 인원이어서 실제 참가자는 더 있을 수 있다. 참석자들은 마스크를 쓰기는 했지만, 일부 참가자는 다른 참가자와 2m보다 가깝게 다닥다닥 모여 있었다. 부산본부는 현장에서 차와 떡을 나눠줬다. 현장에서 차는 마셨지만 떡은 먹지 않았다고 한다. 민노총 부산본부는 매년 이곳에서 시무식을 연다.

이뿐만이 아니다. 민노총 광주지역본부도 같은 날 광주광역시 북구 망월공원묘원에서 시무식을 열었다. 사진으로 확인된 참가자는 최소 79명이다. 부산처럼 일부 참가자들은 가까이 모여 있었다.

해당 행사가 공무에 해당하는지 등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판단해야 하지만 방역 지침 위반과 별도로 이런 대규모 시무식이 지금같은 시기에 적절했냐는 논란은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양대 노총 중앙본부마저 올해 우한폐렴 확산을 고려해 시무식 규모를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양대 노총은 매년 전태일 열사가 안장된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서 시무식을 연다. 민노총 중앙본부는 올해 양경수 위원장 등 핵심 간부 10여명만 모란공원에 가서 시무식을 진행했다.

한국노총은 허권 상임부위원장 등 극소수의 집행 간부만 모란공원을 찾았다. 김동명 위원장 등은 아예 화상으로 시무식을 진행했다. 대다수 기업도 시무식 규모를 줄이거나 온라인으로 여는 추세다.

이에대해 민노총 광주지역본부 관계자는 “통상 200~300명이 모이는데 코로나(우한폐렴) 여파를 감안해 행사 규모를 99명 이하로 축소했다”며 “발열 체크 등 방역 조치도 철저히 했다”고 주장했다.

8.15 민노총 집회 참석자 중 일부는 턱에 마스크를 걸치고 있다.


앞서 민주노총 소속 2000여 명은 15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인근 종로사거리 일대에서 '8·15 노동자 대회'를 열었다. 당시 다수가 모여 노래하고 춤추며 행사를 하는 모습이 공개돼 감염 우려가 제기됐지만 '기자회견'으로 열렸단 이유로 경찰과 보건 당국은 아무런 행정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특히 참석자들은 다닥다닥 붙어있었으며 일부는 마스크를 아예 턱에만 걸치고 있는 모습도 있었다.

심지어 민주노총은 지난 21일 '8·15 광화문 광장 집회 참가자 감염 검사 조치에 대한 민주노총 입장'이라는 논평을 내고 "조합원들에게 서울시의 방역 대책과 검진 등에 대한 안내를 완료했지만, 8·15 대회와 관련해 검진을 받으러 왔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광화문 광장 집회에 참석하지 않았으면 검진 대상이 아니다' 같은 말이 (보건소 선별 진료소에서) 돌아왔다"고 밝혔다.

반면 서울시와 질병관리본부는 바로 옆에서 열린 사랑제일교회 등 보수 단체 중심의 광복절 집회 참가자들에 대해서는 휴대폰 기지국 추적 등을 통해 명단을 파악, 전수(全數) 검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15일 서울 광화문 일대 보수단체 집회에서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가운데 보신각 일대에서 수천 명이 참석했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집회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

23일 민노총 금속노조 등에 따르면 기아자동차 화성지회 소속 A 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21일 경기 평택에 있는 한 병원에서 우한폐렴 검사를 진행했으며, 22일 오후 확진 통보를 받았다. 특히 A 씨는 15일 광복절 서울에서 열린 민노총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노총은 앞서 모바일 내부 공지를 통해 “15일 집회에 참석했던 A 씨가 확진자로 판명됐으며, 일부 간접 접촉자가 발생해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이런 심각성으로 새희망 중앙위 회의가 불가피하게 연기됐으니 참고 바란다”고 했다.

방역당국은 A 씨가 민노총 집회 참석 때 우한폐렴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방역당국은 23일 확진자와 접촉한 근로자 20여 명에 대해 추가 조사에 들어갔으며, 검사 결과는 개별 통보할 예정이다.

이창복 6.15남북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은 마스크를 내리고 8.15노동자대회를 성사한 민주노총을 격려했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8.15 전국 노동자 대회에서 조합원들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전광훈 목사가 주도한 8.15 광화문 집회를 이번 코로나(우한폐렴) 확산의 주범으로 몰아가고 있는 가운데 같은날 바로옆 종로에서 개최된 민노총 집회는 못본척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보수단체의 광화문 집회를 두고 “광화문 집회가 전국적인 감염 확산의 뇌관이 됐다”며 “사법당국은 집회 참석 단체를 압수수색해서라도 참석자 명단을 확보하라”고 했다.

그러면시 “많은 당원이 참석한 미래통합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공격했다.

당 대표 후보로 뛰는 김부겸 전 의원은 “전광훈 목사와 사랑제일교회 신도를 위시한 광화문 집회 주최자들은 사실상 테러 집단”이라며 “사회 불안을 키우고 민심 이반을 이끌어 문재인 정부를 뒤흔들고 마침내 정권 붕괴까지 노리는, 사실상 정치세력이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특히, 국회 행정안전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전광훈 목사를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이라고 못 박았다.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은 ‘일부 교회’란 표현을 쓰며 “국가방역시스템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자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같은날인 15일 광화문 바로 옆 종로엔 2000명의 민주노총 ‘기자회견단’도 있었지만 여권에선 이에 대해서 한마디도 않고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코로나 확산의 원인을 전광훈 목사측에게 덮어 씌우려 하고 있지만 우한폐렴은 15일 이전에 이미 광범위하게 감염이 퍼져 있었다.

더군다나 문재인 정부는 질병관리본부 권고사항과는 달리 중국 우한(코로나 바이러스 발생지) 입국 허용과 1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등 방역에 느슨한 모습과 메시지를 내왔다.
 
이가운데 더불어민주당측은 집회 참석자들은 범죄자, 더 나아가 테러리스트로까지 몰고있어 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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